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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손님이 너무 없어요" …관광객 줄며 제철 포항 과메기도 잘 안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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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손님 없이 한산한 포항 죽도시장. 김윤호 기자

19일 오전 손님 없이 한산한 포항 죽도시장. 김윤호 기자

19일 오전 한산한 포항 죽도시장. 김윤호 기자

19일 오전 한산한 포항 죽도시장. 김윤호 기자

"지진이 와가 11월부터 1월까지 제철인 과메기도 잘 안팔린다 아입니꺼. 시장이 썰렁합니더." 1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과메기를 가위로 잘게 잘라 상추와 함께 꺼내놓은 한 60대 상인이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죽도시장의 '대목'으로 불리는 주말이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 발길이 뜸해져서다.

19일 오전 한산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김윤호 기자

19일 오전 한산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김윤호 기자

 19일 오전 한산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김윤호 기자

19일 오전 한산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김윤호 기자

매년 이 맘때면 전국에서 죽도시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제철 맞은 과메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찾은 시장은 한산하기만 했다. 예년 같으면 차량으로 긴줄을 서는 시장 내 공영 주차장도 차들이 많지 않았다.

과메기·대게 제철인데도 죽도시장 썰렁 #호미곶·영일대해수욕장도 관광객 끊겨 #포항시 "이번주 중 경제타격 대책 발표"

과메기만 예년처럼 잔뜩 시장 좌판에 나와있을 뿐이었다. 제철 맞은 먹음직스러운 대게도 죽도시장 곳곳에 가득했지만 구입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많지 않았다. 대게는 11월부터 4~5월까지 제철이다. 경북 영덕이 대게 주산지로 유명하다.

대구~포항 고속도로.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김윤호 기자

대구~포항 고속도로.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김윤호 기자

"대게 1마리 3만원"을 외치며 손님을 이리저리 부르던 한 40대 상인은 "매년 이맘 때 죽도시장에 과메기나 대게를 사러 오는 사람이 100명 정도라면 이번 주말엔 50명도 채 안왔다고 보면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이후 관광객이 뚝 끊어진 것 같은 지진 후폭풍이 포항에도 나타나고 있다.

규모 5.4 지진 발생 후 첫 주말을 맞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역시 한산했다. 오전 11시 백사장엔 관광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해수욕장 인근 한 식당 직원은 "토요일부터 계속 조용했다. 영일대를 찾는 관광객이 평소에 비해 7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포항운하를 출발해 송도 바다를 도는 포항크루즈 역시 관광객이 급감해 울상이다. 19일 오전 11시 평소 일요일 이 시간대면 400명 정도 관광객이 들지만 이날은 80명 정도가 크루즈를 찾았다. 하루 총 탑승객은 170명이었다. 토요일인 18일 역시 탑승객이 108명에 그쳤다. 지진이 나기 전 토·일요일은 관광객 1300명 정도가 크루즈를 탄다.

포항 크루즈 관계자는 "지진 이후 단체 관광객만 20건 이상 취소됐다. 유치원과 사회단체 할 것 없이 취소 분위기"라며 "포항 지진 자체를 두려워하기 보다 지진 복구가 한창인데 놀러가는 것을 미안해하는 분위기가 원인같다"고 말했다.

진앙과 18㎞ 이상 떨어진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호미곶 역시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호미곶해맞이광장 앞에서 20년 동안 매점을 해온 문향(45) 광장휴게소 사장은 "지진 이후 장사가 정말 안된다. 20년동안 이렇게 한번에 발길이 뚝 끊기는 것은 처음이다"고 답답해했다.

19일 오전 찾은 썰렁한 호미곶 광장. 최은경 기자

19일 오전 찾은 썰렁한 호미곶 광장. 최은경 기자

대구~포항 고속도로 내 영천휴게소. 일요일이면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휴게소에 줄지어 들어오는 곳이다. 하지만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이날 오전 9시쯤 포항 방면으로 가는 관광버스는 3대가 전부였다. 이 마저도 포항을 거쳐 영덕 쪽으로 가는 관광객들이라고 한다.

손정호 포항시 일자리경제노동과장은 "이번 지진으로 관광객 감소 등 지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황을 파악 중 "이라며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경제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김윤호·최은경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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