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람의 손자’ 결승 3루타, 대만 혼 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이정후. [뉴스1]

이정후. [뉴스1]

‘바람의 손자’ 이정후(19·넥센)가 끝냈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1승 1패 #이정후, 펜스 때린 선취타점 펄펄 #임기영, 7이닝 7K 무실점 호투 #일본 - 대만전 결과 관계없이 결승행

한국이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만과의 예선 2차전에서 6회 말 터진 이정후의 결승 3루타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1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18일 일본-대만전 결과에 관계없이 19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일본전에서 2번 타자로 나서 6타수 1안타·2타점에 그쳤다. 한국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7-8로 졌다. 이날 5번 타자로 기용된 이정후는 1회 말 2사 2·3루, 4회 말 무사 1루 찬스에서 모두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배트가 번쩍였다.

임기영. [뉴스1]

임기영. [뉴스1]

‘0’의 행진이 경기 중반까지 이어졌다. 한국 선발투수 임기영(24·KIA)과 대만 천관위(27·지바롯데)의 호투가 빛났다. 임기영은 주무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앞세워 대만 타선을 막았다. 대만은 사이드암스로 임기영을 공략하기 위해 2~8번을 모두 왼손타자로 채웠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와일드카드(만 25세 이상)로 뽑힌 천관위도 낙차 큰 슬라이더로 맞섰다.

침묵을 깨뜨린 건 이정후였다. 6회 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천관위의 이날 100번째 공을 잡아당겼다. 뻗어나간 타구는 오른 담장을 맞았다. 1루 주자는 홈을 밟았고, 이정후는 3루에 안착했다. 호투하던 천관위도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7이닝 2피안타·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임기영에 이어 박진형(3분의 2이닝)-장필준(1과 3분의 1이닝)이 이어던지며 대만의 추격을 막았다. 8회 초 2사 2·3루에서 등판한 장필준은 세이브를올렸다.

이종범(47) 대표팀 주루코치의 아들인 이정후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였다. 일본에서도 올해 KBO리그 신인왕 이정후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 이종범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1998~2001년)에서 활약한 데다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유독 강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이종범의 일본 데뷔 첫 해 태어났다. ‘일본 킬러’ 아버지처럼 일본전 승리를 이끌진 못했지만 결승행이 걸린 중요한 대만전의 영웅이 됐다.

18일 일본-대만전에서 일본이 승리할 경우 한국이 일본에 이어 2위로 결승에 간다. 이 경우 이정후의 '설욕전'이 펼쳐진다.

만약 대만이 일본을 꺾는다면 세 팀이 모두 1승 1패가 돼 상황이 복잡해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팀 퀄리티 밸런스(TQB)’를 따지는데 '(득점/공격 이닝) - (실점/수비 이닝)'으로 계산한다. 한국은 2경기 18이닝 8득점, 18과 3분의 2이닝 8실점한 한국은 TQB가 0.016다. 일본-대만전에 어떠한 경우의 수를 대입해도 둘 중 한 팀은 TQB가 마이너스가 된다. 따라서 한국은 최소 2위를 확보하게 된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