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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바른정당 통합이 창당 방향"…朴 "저능아들이 하는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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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바른정당과 연대 내지는 통합으로 가는 게 우리가 처음 정당을 만들었을 때 추구한 방향과 같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양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양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이날 덕성여대 ‘한국 정치와 다당제’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제3지대 합리적인 개혁 정당으로서 정체성 가진 두 당이 분산되면 둘 다 그대로 생존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그동안 스스로 ‘통합’이라는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호남 중진 등 당내 반발을 고려해서다. 때문에 “안 대표가 21일 끝장토론을 앞두고 명분 쌓기를 위해 기선제압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양당 구도 회귀를 저지하고 집권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합리적 개혁세력 연대ㆍ통합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개혁보수 세력이 모이는 중도ㆍ보수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도 결국 유 대표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 때도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영입해 반(反)문재인과 개헌 등을 매개로 한 중도ㆍ보수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안 대표가 내세우는 통합의 명분은 다당제와 지역주의 극복이다. 안 대표는 강연에서 “영호남 대통합의 길이 있고,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중도정치로의 열망이 있다”며 “제3세력이 1당이나 2당이 된다면 그것이 정치혁명이고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의당이 독자적으로 또는 제3세력 등을 평정하고 2당으로 떠오르는 것”이라며 “이것은 진보세력과 합리적 개혁세력의 대결이고,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을 의미한다. 이 경우 선거는 전국에서 예측불허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양당의 통합파들은 당 지도부에 선거 연대 논의를 공식화하자고 제안하기로 했다. 양당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에 참석한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선거연대 명분은 지역 패권 청산”이라며 “선거연대에 대한 논의를 실질적으로 하자”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민의당 전남도당 회의실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민의당 전남도당 회의실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박지원ㆍ천정배ㆍ정동영 의원 등은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저능아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른정당과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한테 (안 대표 측이) ‘너희 나갈 데가 있느냐. 나갈 테면 나가 봐라’고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이렇게 짓밟고 간다고 하면 나갈 데가 있다”며 “(탈당 규모로) 왜 10명을 이야기하냐, 훨씬 많다. 우리도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시 최소 20명 이상의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분수령은 21일 국민의당 끝장토론이다. 현재로써는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 안 대표 측은 의견 수렴이 안 될 경우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통합 논의를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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