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조기 진단하는 '시야 검사기' 국산화 성공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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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녹내장이 오면 사물의 가장자리가 잘 보이지 않고 시력이 떨어진다.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기 전 진단·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포토]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갈수록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다 결국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병이다. 녹내장은 노화와 관련이 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12년 58만3372명에서 지난해 80만9231명으로 5년 새 39% 늘었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낫기 어려워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 교수팀은 16일 "녹내장 조기 진단에 쓰는 검사장비를 국산화한데 이어, 최근 임상시험을 통해 성능을 입증했다"며 "고가의 수입 검사장비보다 사용이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녹내장 조기진단에 더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녹내장 진단을 위해 기존에는 수입장비인 자동시야검사계(HFA)를 썼다. 하지만 장비가 비싸고 크기도 커 규모가 큰 일부 안과 병원에서만 쓸 수 있었다.

강동경희대 강자헌 교수는 포항공대 유희천 교수·이지형 수석연구원과 함께 이런 단점을 보완한 ‘LED 기반 자동시야계(LVF)’를 개발했다.

강동경희대병원(강자헌 교수)과 포항공대(유희천 교수·이지형 수석연구원)가 공동 개발한  ‘LED 기반 자동시야계(LVF)’ 모습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LVF는 19인치 모니터 정도 크기로 태블릿을 포함한 개인용 컴퓨터(PC)에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장비와 진단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기능면에서는 기존의 수입 제품과 대등한 수준이다. 강자헌 교수는128명의 녹내장 환자와 202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LED 기반 자동시야계'와 'HFA'의 성능을 비교해 결과를 최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7회 세계녹내장협회'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두 장비는 진단 값이 비슷해 기능적인 면에서 대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경희대병원과 포항공대가 녹내장 조기 진단을 위해 개발한 'LED 기반 자동시야계'가 기존에 쓰이던 수입 제품 'HFA'과 비교해 기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임상 시험 결과 확인됐다. 녹내장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진단 값(숫자는 빛 감도를 의미하고 격자에 검은색으로 표현)'이 거의 동일하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강자헌 교수는 “LED 기반 자동시야계는 HFA와 비교해 휴대성, 눈 고정 제어 방법 등 기능적인 면에서 접근성·편의성을 높인 검사 시스템”이라며 “앞으로 추가연구를 통해 LED 기반 자동시야계의 기능을 강화하고, 환자 개인에 맞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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