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 ‘학교 재단 감사를 청구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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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을 놓고 벌인 연세대와 학생들 사이의 분쟁이 급기야 총학생회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연세대 총학생회(회장 이성호)는 지난 주 재학생 및 신입생 가정에 등록금 인상의 문제점에 관한 설명문과 감사원의 본감사를 요청하는 감사 청구서, 반송용 봉투를 보냈다. 이에 대해 재학생들은 대체로 총학 측의 결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학은 설명문에서 학교 측이 등록금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인상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생 대표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제기를 하며 등록금 인상의 부당함을 이야기했지만 학교는 오히려 12% 인상을 합리화하는 광고만 내보내며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또 총학 측은 학교 재단이 예산을 부풀려 책정해 집행 후 남은 돈을 이월금과 적립금으로 돌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는 계속 재정이 어렵다고 밝히는데 송도캠퍼스 조성 계획까지 나온 마당에 학교 재정이 정말 어려운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제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지, 진짜 재정이 어려운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에서는 지난 1월 23일에 전국에 있는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한 달간 예비감사를 실시한 이후 문제가 발견된 학교에 한해서만 본격적인 감사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총학생회의 입장은 예비감사로만 학교 당국의 문제점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감사원에 본감사를 청구할 것이고 이를 위한 학부모들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감사 청구서에 서명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에 많은 재학생들이 “학교가 등록금을 12%나 올린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예산 운영을 똑바로 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연세대가 개교 이래로 교육부의 감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한 번 감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총학생회의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생회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학생은 ‘등록금을 너무 많이 올린 학교가 먼저 문제를 제공했지만 구태여 감사원 감사까지 동원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학생회가 너무 문제를 크게 키우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학생은 ‘학부모까지 이 문제에 끼어들게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연세대 총학생회는 설명서에 예비감사가 끝나는 2월 23일까지 반송용 봉투에 서명용지를 담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또, 그들은 ‘학부모가 서명한다고 해서 학생들에게는 전혀 피해가 돌아오지 않게 하겠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손동우 /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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