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서 규모 5.4 지진…서울 광화문까지 흔들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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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북 포항 지진 발생 위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5일 경북 포항 지진 발생 위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북 포항지역에 15일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해 사람이 다치고 건물이 파손되는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29분 31초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육상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포항시 흥해읍 부근이며 발생 깊이는 8㎞로 추정됐다.
사람이 느끼는 진동을 나타내는 수준인 진도로 봤을 때, 이날 포항지역에서는 VI(6)로, 포항 인근 지역은 진도 V(5)로 관측됐고, 경북 일부와 대구, 울산지역은 진도 IV(4), 서울과 강원도, 호남 일부 지역에서도 진도 II(2)가 기록됐다.
일반적으로 진도Ⅲ(3)에서는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서는 뚜렷하게 느껴지며, 진도Ⅳ(4)에서는 많은 사람이 진동을 느끼는 수준이다. 그릇이나 창문 등이 흔들리기도 한다. 진도 V(5)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며, 접시나 창문 등이 일부 깨지기도 한다. 진도 Ⅵ(6)에서는  많은 사람이 느껴 밖으로 나오며 가구가 움직이기도 한다.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 지진 진앙지 일대. 김정석 기자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 지진 진앙지 일대. 김정석 기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계기 관측이 시작된 이래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강한 지진이다.

전진와 여진 잇따라 발생 #서울에서도 진동 느껴져 #경주 지진 에너지 3분의 1

또 지난해 지진의 에너지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 22분 32초에는 포항지역에서 규모 2.2, 오후 2시 22분 44초에는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규모 5.4 지진의 전진(前震)이었던 셈이다.

또 여진도 계속됐다. 이날 오후 2시 32분 59초에는 규모 3.6, 오후 2시 46분에는 규모 2.5, 오후 2시 56분 32초에는 규모 2.8, 오후 3시 0분 54초에는 규모 2.9, 오후 3시 9분 49초에는 규모 3.6, 오후 3시 9분 50초 규모 3.5, 오후 4시 49분 규모 4.3 등의 지진이 잇따랐다.
기상청 이미선 지진화산센터장은 "앞으로도 수 개월 동안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15일 진도 5.5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포항 지진 피해 사진

경북 포항에서 15일 진도 5.5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포항 지진 피해 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경주 지진 발생 지역은 화성암, 특히 화강암 암반이 단단한 곳이었는데 비해 포항지역은 제3기 퇴적암인 이암층이 분포하는 곳이어서 지반이 약해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과거 동해에서 점토가 퇴적되면서 만들어진 이암이 융기한 곳이어서 화강암보다 연약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교원대 경재복 교수는 "이번 지진의 진앙이 양산단층으로부터는 약 9㎞ 떨어져 있어서 양산단층에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주 지진이 수평 이동에 의한 지진이었다면 이번 지진은 수평 운동과 수직 운동이 동시에 일어난 지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산단층은 경북 영덕군에서 경상남도 양산시를 거쳐 부산광역시에 이르는 영남 지방 최대 단층대를 말한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시 두호동의 한 마트의 물건이 바닥에 쏟아져 있다[연합뉴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시 두호동의 한 마트의 물건이 바닥에 쏟아져 있다[연합뉴스]

경 교수는 "경주지진이 11~15㎞ 깊이에서 발생했으나, 이번에는 8㎞ 깊이로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 발생했고, 이곳에서도 여진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이번 지진이 2011년 3월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의 경우 이미 6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이번 지진을 동일본지진과 연관 지을 필요는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내놓았다.
한반도는 거대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판의 경계에서 떨어져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어서 지층에 응력 쌓이게 돼 이번처럼 중규모 지진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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