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중동서 새해 첫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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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도하(카타르)=본사 국제전화】한국 축구 대표팀이 올림픽의 해인 무진년 새해의 첫 해외 경기에서 승전고를 힘차게 두드렸다.
6일밤 카타르 수도 도하의 알 알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회 아시아-아프리카 챔피언 축구 대항전에서 한국팀은 이집트를 맞아 연장전을 포함한 1백 20분간의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 들어가 노장 GK 조병득의 선방으로 4-3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이로써 이집트와 역대 전적 1승 1무 1패를 기록했는데 첫 격돌이었던 64 동경 올림픽에서는 한국팀이 이집트(당시 통일아랍공화국)에 10-0으로 참패를 당했으며 두 번째 대결인 지난해 6월 대통령배 국제 대회에서는 최루가스 소동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에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86 아프리칸컵 우승으로 아프리카 대표 자격을 부여받은 이집트는 지난해 11월 서울 올림픽 아프리카 지역 2차 예선 튀니지와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후 1-0으로 지는 바람에 서울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메르데카배 대회에서 동구권 팀과의 격전으로 부상을 당한 주전 3명(정용환·조민국·김주성)이 출전치 못하는 최악의 상태에서 이집트와 격돌, 전반 체력과 스피드에서 모두 열세를 보이며 7차례의 슈팅을 허용하는 등 일방적으로 몰렸으나 후반 들어 페이스를 회복하고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한국팀은 후반 발목 부상을 입은 김판근 대신 교체 투입된 이태호(이태호·대우)가 페널티에어리어 중앙에서 최순호→최상국으로 연결된 볼을 받아 땅볼 강슛으로 선취골을 뽑았으나 후반 종료 4분을 남기고 이집트의 「요네스」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GK 조병득은 이집트의 헤딩슛을 점프해 잡으려다 이집트 공격수와 부딪히며 놓치는 사이 달려오던 「요네스」가 밀어 넣은 것.
이때 이집트의 FW 「하미드」는 골에어리어 안에서 점프한 조병득을 밀어 넘어뜨리는 반칙을 저질렀으나 「야신·만디」(바레인 인) 주심은 이를 무시했다. 박종환 감독은 거센 항의를 제기해 경기가 11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연장전까지 비긴 후 승부차기에 들어간 한국팀은 GK 조병득이 이집트의 3번 키커(라마단)와 5번 키커(요네스)의 슈팅을 잘 막아내 힘든 승리를 차지했다.
한국팀은 이날 김판근을 스위퍼에, 최윤경을 스토퍼에 기용, 조민국 과 정용환의 공백을 메워 보려 했으나 수비 불안이 여전했으며 링커진의 부진도 눈에 띠게 두드러졌다.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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