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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형태든 타결돼야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인용 부총리가 도중에 협상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함으로써 일단 결렬된 한미통상 현안협상은 어떤 형태로든 타결되어야할 판이다. 그것도 이달 하순초까지 시한부로. 두나라 사이의 통상현안 주요쟁점이 무엇인지 다시 정리해본다.

<쇠고기 수입>
미국측 주장은 한마디로 쇠고기시장을 완전 개방하라는 얘기다. 시장만 튼다면 약 1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쇠고기 시장을 충분히 잠식할 수 있고 그것이 자유무역이라는 이념에도 맞는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난83∼84년「쇠고기파동」의 쓴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입장은 더구나 총선을 앞두고 농축산업계의 반발 및 국민 감정을 감안,「봐 달라」는 것이다.
쇠고기는 매우 정치적이고 심리적 문제여서 풀기가 까다롭게 되어있다.
미국이 요구해온대로 관광호텔용 쇠고기개방을 정치적 고려로 국회의원 선거이후로 미뤄주고 그 대신 쇠고기수입을 고급 고기외에 일반정육까지로 확대한다면 그런대로 자급이 가능한 국내축산업에 일대파란이 일 것이 분명하다.
국내 2백50만 마리의 소는 도저히 가격경쟁에서 견뎌낼 수 없는 실정이다.

<양담배>
최대의 쟁점은 양담배의 국내판매가격 인하문제.
한국측은 처음 양담배가를 올해 갑당 9백∼1천윈선, 그리고 내년이후에 8백원선으로 낮추겠다고 제시했으나 미국측은 대만과 같이 주종담배의 1백50%선으로 해서 한국도 솔담배가의 1백50%선인 7백∼7백50원선까지 가격인하를 주장, 팽팽히 맞서있다.
이번 워싱턴협상에서 우리측은 법개정을 않고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갑당8백2O원까지 가격을 인하하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담배값을 더 인하하려면 현재 50%인 관세율을 내려야하는데 이는 관세법개정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양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0.2%선으로 판매가격이 7백원선까지 내려가면 국산최고급담배와 가격차가 1백원 남짓에 불과, 시장점유율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대만은 미국측의 양담배값 인하를 받아들인 결과 양담배 점유율이 일본은 9.6%, 대만은 10.1%까지 높아진바 있다.
담배수입판매문제는 현재 전매공사가 독점 수입 하던데서 미국측이 담배수출 업체가 수입상을 지정, 수입토록 하는 안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
보험협상의 핵심은 합작투자대상 범위제한 문제다.
정부는 지방생명보험 회사설립에서와 마찬가지로 합작회사도 30대 재벌의 참여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미국측은 10대재벌로 축소해 달라는 요구다.
미국측의 이러한 요구에는 지난해 미애트너사와 메트로폴리턴사가 국내 동부그룹·코오롱그룹과 합작생명보험회사설립을 추진한바 있는데 동부·코오롱그룹 모두 3O대 재벌그룹에 속해있어 이를 풀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합작회사의 자본금규모는 한국측이 처음 1백억원 이상을 제시했다가 워싱턴 협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우리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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