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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왕치산 “신시대 열자” 인민일보 기고…국가직 취임설 솔솔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치산(王岐山·69·사진) 전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새로운 국가직을 맡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 폐막을 앞둔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왕치산 전 서기가 당직에서 은퇴한 뒤 미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본떠 설립한 중국 국가 안전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7일 인민일보는 1면 좌측 하단에 “2면에 왕치산 동지의 기명 문장 ‘신시대를 열고 신 노정에 오르자’ 게재”라는 안내와 함께 2면에 5400여 자 분량의 장문을 게재했다. 왕 전 서기는 “당·정부·군·민간·학계, 동·서·남·북·중까지 당이 모든 것을 이끈다”며 19대 당장(黨章·당헌) 수정안에 기재된 문구를 인용하며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저우융캉(周永康)·보시라이(薄熙來)·궈보슝(郭伯雄)·쉬차이허우(徐才厚)·쑨정차이(孫政才)·링지화(令計劃)의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 문제를 과감하게 수사 처리함으로써 정치부패와 경제부패가 서로 엮인 이익집단을 분쇄했다”며 지난 5년간 처벌한 여섯 명이 서로 정치·경제적으로 연루되어 있었음을 암시했다.

그는 또 “정치부패가 최대 부패”라며 “이익집단을 결성해 당과 국가의 권력 탈취를 꾀하고, 파벌주의 종파주의로 비조직적인 활동으로 당의 집중통일을 파괴한다”고 언급해 앞의 여섯 명이 모종의 권력 탈취 쿠데타를 도모했음을 지적했다.
직함 없이 이름 석 자만 게재한 기고문에서 왕 전 서기는 시진핑 총서기의 이름을 16차례 호명하며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왕 전 서기는 68세는 은퇴하고 67세는 연임하는 7상 8하 관례에 따라 지난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은퇴했다. 당 대회 한 달 전 그는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총리 전용 접견 장소인 중난하이(中南海) 쯔광거(紫光閣)에서 접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 연임설이 퍼지는 등 각종 억측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왕치산이 내년 3월 초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에 취임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2015년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중국에는 ‘하우스 오브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며 “만일 왕치산이 국가부주석을 맡으면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아진다”며 국가부주석 설을 일축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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