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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 앞길의 숨은 코드, 101과 202

중앙일보

입력

청와대는 지난 6월부터 영빈관에서 바라다보이는 분수대 광장과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동서로 잇는 앞길을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구간에서는 청와대 쪽 인도가 아닌 맞은편에 위치한 경복궁과 가까운 인도를 이용해 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경호상의 이유에서다.

일반 시민들이 다닐 수 있는 청와대 앞 도로를 표시한 춘추관 앞 안내판. 김상선 기자

일반 시민들이 다닐 수 있는 청와대 앞 도로를 표시한 춘추관 앞 안내판. 김상선 기자

 청와대 앞길이 전면 개방됐지만 청와대와 가까운 쪽은 경호가 더 엄격한 편이다. 청와대 내곽에 해당한다고 보고 101 경비단이 관할한다. 맞은편 경복궁 부터는 청와대 외곽을 관할하는 202 경비단이 관할한다. 101 경비단과 202경비단 모두 서울경찰청 소속이지만 모두 대통령 경호처의 지휘를 받는다.

청와대 정문에서 101 경비단이 교대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와대 정문에서 101 경비단이 교대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와대 내곽을 경호하는 101 경비단 소속 경찰이 실탄이 장전된 총을 들고 순찰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와대 내곽을 경호하는 101 경비단 소속 경찰이 실탄이 장전된 총을 들고 순찰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와대 앞길 중 본관 입구를 비롯해 비서동인 여민관으로 통하는 연풍문, 춘추관 인근 도로는 101 경비단이 담당한다. 청와대 앞길에 설치돼 있는 5개의 교통 초소 역시 101 경비단이 관할한다. 경찰 정복 차림으로 근무를 서며 긴급 상황에 대비해 호루라기 등을 갖추고 있다. 연풍문에서 춘추관 구간에서는 실탄을 장전한 특공대 차림의 경찰도 볼 수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가깝기 때문인데 이들 역시 101 경비단 소속 타격대대 경찰이다.

 101이란 뜻은 대통령 경호는 100%를 넘어 1% 더 완벽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101 경비단이 되려면 1년에 두 번 경찰청이 실시하는 자체 선발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일반 경찰공무원 시험과 시험과목은 동일하지만 키 170㎝ 이상, 체중 60㎏ 이상 등의 신체조건을 갖춰야 한다. 일반 경찰공무원 시험은 키, 체중 제한이 없다.

청와대 외곽을 경호하는 202 경비단이 분수대 광장을 지키고 있다. 김상선 기자

청와대 외곽을 경호하는 202 경비단이 분수대 광장을 지키고 있다. 김상선 기자

 202 경비단 소속 경찰은 정복이 아닌 사복 차림으로 근무한다. 관람객이 많은 경복궁 쪽을 경비하는 만큼 위화감을 없애고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다. 202 경비단 소속임을 나타내는 파란색 명함을 목에 걸고 있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분수대 광장 인근에서 일어나는 집회 및 시위도 202 경비단이 담당한다.

청와대 경호처는 1일 청와대 주변의 효율적이고 국민 친화적인 경비 구현을 위해 '자전거 순찰팀'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경호처는 1일 청와대 주변의 효율적이고 국민 친화적인 경비 구현을 위해 '자전거 순찰팀'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2 경비단은 지난 1일부터 자전거 순찰팀도 발족시켰다. 이들은 청와대 앞길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를 지나다니며 청와대 외곽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순찰한다. 대테러 전술용 복장 차림에 MTB 자전거를 타고 순찰에 나선다. 청와대는 “친근한 청와대 구현에 이바지하면서 자전거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긴급 조치 등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마련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김상선 기자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마련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김상선 기자

 지난 9월 중순경 청와대 앞길 자전거 도로가 완공되면서 광화문에서 경복궁역-분수대 광장-춘추관-삼청동, 다시 광화문을 잇는 ‘ㅁ’자형 자전거 도로가 완성됐다. 분수대 광장과 청운초등학교 앞 삼거리, 춘추관 인근에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자전거를 타고 30분이면 경복궁 주변과 청와대 앞길을 둘러볼 수 있다. 청와대 앞길 전면 개방 이후 시민들의 접근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청와대가 서울시에 따릉이 대여소 설치를 요청했다고 한다. 분수대 광장에서 경복궁역 또는 춘추관에서 안국역까지 따릉이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청와대 참모진도 있다.

 101 경비단, 202 경비단 외에도 22경찰경호대가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대통령 외부 행사나 외빈 방문시 경호를 지원한다.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1경비단은 청와대 주변 인왕산과 인근 성곽, 상공까지 경비를 펼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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