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인 고3 체육복 등하교 금지한 고등학교

중앙일보

입력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 여자고등학교가 학생들 복장 단속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이 매년 수능을 앞두고 허용했던 고3 체육복(생활복) 착용을 올해는 등하교 때 금지했기 때문이다.

11월 1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서울에 위치한 A여자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복장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해당 학교는 최근 수년간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 편의를 위해 3학년 학생들이 편한 체육복을 입은 채 등하교하는 것을 허용해왔다. 그런데 올해부터 유독 등하교 시 체육복이 아닌 교복을 입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공부에 몰두하기도 바쁜 고3 학생들이 명분뿐인 복장검사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 소모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일부 교사가 지침을 어길 경우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겠다고 하자 지난 10월 26일에는 이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까지 등장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학교 측은 "교복이 예쁘고 보기 좋다" "교복이 유명무실해진다" "1~2학년이 따라 배운다" 등의 명분을 내세웠다고 한다.

또한 추워진 날씨에 체육복 안에 두툼한 후드티 등을 껴입는 것을 사복이라는 이유로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생활기록부를 언급하면서 복장 단속을 하는 것은 과잉지도에 해당할 수 있고 학생 복장은 날씨를 참작해 융통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해당 사안을 두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한편에서는 "고3이 벼슬이냐" "규칙은 지키면서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애들은 이기적이라 공부 이외의 지적은 다 트집이라고 여긴다" "편리만 따질 게 아니라 품위유지도 교육"이라며 학생들을 비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학생들이 공부하려고 학교 가지 어른들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학교 가냐" "체육복 입어도 보기 좋기만 하더라" "선생들도 불편한 교복 입고 온종일 딱딱한 의자에 앉아봐야 한다" "추운데 체육복 입는 것 편의 좀 봐줘라" 등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정우영 인턴기자 chung.w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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