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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까~까~까~’ 울면 ‘여기 먹이 있다’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자호천변에서 까마귀가 먹이를 찾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왼쪽 동그라미는 쓰카하라 나오키 조교[사진 NHK]

지난 9월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자호천변에서 까마귀가 먹이를 찾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왼쪽 동그라미는 쓰카하라 나오키 조교[사진 NHK]

까마귀가 최소한 40종류 말을 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연구진 성과

 1일 NHK에 따르면 까마귀 언어 연구가인 일본 국립종합연구대학원 대학의 쓰카하라 나오키 조교는 지난 15년간 2000개 이상 까마귀 울음소리를 수집해 분석했다.

 쓰카하라 조교는 15년간 수집한 까마귀 울음소리를 범죄수사에 사용되는 ‘성문(聲紋)’ 분석기법을 이용해 시각화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쓰카하라에 따르면 까마귀가 “까~까~까~” 우는 것은 먹이를 발견했을 때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내는 소리다. 까마귀 말로 해석하면 “여기 먹이가 있다”는 정도 의미다.
“깍깍깍”하고 울 때는 매 등의 천적이 가까이 왔을 때 동료들에게 알리거나 경계가 필요할 때 내는 소리다. 까마귀 말로는 “위험하다”에 해당한다. 보금자리로 돌아갈 때는 “콰~콰~”하고 운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이밖에 “안녕” 등의 인사도 한다고 한다.

드론을 이용해 까마귀를 쫓을 방법을 생각하는 쓰카하라 조교[사진 NHK]

드론을 이용해 까마귀를 쫓을 방법을 생각하는 쓰카하라 조교[사진 NHK]

 일본 지자체들은 쓰카하라 조교 도움으로 까마귀를 쫓아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까마귀 둥지가 있는 야마가타 시청 앞 가로수를 향해 까마귀의 천적인 참매 소리와 까마귀 언어로 “위험하다”는 울음소리를 흘려보낸다. 조금 떨어진 건물에는 까마귀 말로 “안전하다”는 울음소리를 내보냈다. 그러자 까마귀가 가로수에서 일제히 날아올라 “안전하다”는 울음소리를 흘려보낸 건물 방향으로 이동했다.

 쓰카하라 조교는 드론을 날려 공중에서 까마귀 언어를 내보내 자연스럽게 깊은 산으로 유도하는 실험에도 나섰다. 그는 “드론 기체를 검게 칠하거나 날개를 다는 등 까마귀처럼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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