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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라인, 한국 어선 나포 북한 언론 보고 알았다...송영무 장관이어 조명균 통일 장관도

중앙일보

입력

지난 21일 동해 상에서 조업 중 북한에 억류돼 엿새 만에 풀려난 391 흥진호 사건의 여파가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까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한국 선원 7명과 어선이 북한에 나포됐지만 27일 북한이 관영 언론을 통해 "조사를 마쳤고, 오후 6시 넘겨주겠다"고 공식 발표할 때까지 이런 사실을 파악조차 못 한 '깜깜이 정보력'을 질타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1일 국회 외통위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21일 동해상에서 작업중 북한에 나포된 391 흥진호 소식을 북한 관영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1일 국회 외통위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21일 동해상에서 작업중 북한에 나포된 391 흥진호 소식을 북한 관영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391 흥진호의 나포 사실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언론 보도 후 인지한 데 대해)그런 점을 정부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관련 질의에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어선 단속 권한이 해양경찰에 있지만, 북한 관련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라인에서 관련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31일 국회 외통위 391 흥진호 나포 질타 이어져 #조명균 장관 '북한 관영 언론 발표 보고 알았다" #어선 단속 해경이 주무부서지만 외교안보 깜깜이 정보력 드러내

이에 대해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선박이 조업하다가 6일 동안 아무 흔적도 없이 있는 상태라면 정당한 조처를 해야 하는데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 알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장관이 언급한 대로 대화퇴어장은 38선 이북에 있고 북·중·러 사이 수역이라 주권이 미치기 어렵다"며 "그 지역 조업 선박에 주의 조치를 해야 하고 동정도 주목해야 하는데 6일간 조치 없었다는 건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도 "우리 어선 391 흥진호가 6일간 북한에 나포되고 북이 발표하기 전까지 해경은 다른 데를 찾고, 국방부 장관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고, (통일부)장관도 조선중앙통신 보고 알았다고 하고. (문재인)대통령도 야구장 가서 시구(25일 한국시리즈 1차전)했으니 몰랐을 것"이라며 "총체적인 기강해이와 무사안일"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외통위원장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러 의원 이야기했는데 흥진호 사태 실망스럽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질타가 이어지자 조 장관은 “흥진호와 관련해 관계기관의 조사가 나오는 대로 대처하는데 미흡한 게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남북간 채널이 모두 끊겨 남북간 연락 수단이 없어 이런 사실을 통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채널을 복구하기 위해 다방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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