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국감]서울대 수시로 10명 이상 보낸 학교 28개 중 27개가 특목ㆍ자사고... 전체 수시모집인원의 42.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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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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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대학교 합격자를 10명 이상 배출한 학교는 72곳이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인 48곳이 특목고, 자율형사립고였다. 특목고·자사고 출신 합격자가 서울대 정원의 34.92%를 차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서울대학교 입학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조 의원에 따르면 전국 인문계 고교 중 서울대학교를 10명 이상 보낸 학교는 72곳으로 인문계 학교의 3.88%다. 72곳 중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48곳(특목고 33곳, 자사고 15곳)였다. 일반고는 18곳에 불과했다. 특목ㆍ자사고 출신 합격자는 1179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34.92%에 달했다.

특히 수시전형에서 특목고와 자사고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수시(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서울대 합격자를 10명 이상 배출한 학교는 28곳이었고 21곳이 특목고, 6곳이 자사고였다. 일반고는 1곳에 불과했다. 27곳 학교 출신은 716명으로 수시모집 합격자(1672명)의 42.1%를 차지했다.

특목고가 수시 전형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것은 소논문 대회 입상, 동아리 활동 등에서 특목고 학생들이 더 많은 실적을 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승래 의원이 서울대 수시전형 합격자를 10명 이상 배출한 특목고와 자사고와 수시합격자가 없는 일반고 10여곳 학생의 소논문 대회 수상 수를 분석한 결과 특목고는 학생 1인당 0.31개, 자사고는 0.3개 상을 받았지만, 일반고는 0.04개를 수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리 활동 역시 특목고 학생 1인당 동아리 참여 개수가 3.08개인데 반해, 수시합격자를 배출하지 않은 일반고 학생들은 1인당 1.63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16년 11월 대성학원이 주최한 '2017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가 서울 이화여대강당에서 열렸다.설명회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고3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수시 파이널 전략 및 정시 지원 가이드'에 대한 설명을 복도에서 듣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11월 대성학원이 주최한 '2017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가 서울 이화여대강당에서 열렸다.설명회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고3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수시 파이널 전략 및 정시 지원 가이드'에 대한 설명을 복도에서 듣고 있다. [중앙포토]

학부모들은 이런 환경을 부담스러워 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고교 2학년 학부모 8명을 대상으로 ‘표적집단면접(Focus Group Interview· FGI)’ 방식으로 한 조사에 참여한 서울의 한 일반고 학부모는 “학교에서 동아리를 2~3개 만들라고 하는데 시간을 낼 수 없다. 수행평가도 많고 학교 지원도 부족하다”고 했고, 서울 특목고의 학부모는 “좋은 학교 좋은 과에 들어가는 동아리가 도드라져 아이들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가입한다”고 했다. 경기 일반고 학부모는 “소논문은 수준이 너무 높아 학원 없이 애들 힘으로만은 힘들다”고 했고, 서울 일반고 학부모는 “아버지가 교수인 애들은 연구실에서 소논문을 써온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승래 의원은 “동아리와 소논문 실적이 수시(학생부종합전형) 합격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 작성에서 유리한 요소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논문, 동아리 활동 등에 있어 사교육 시장이 커지고 있고 학생과 학부모가 실적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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