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의 기업] 코딩 교육 등 통해 혁신·성장 이끌 '융합형 SW인재' 양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SW융합클러스터공동협의체 

산업 패러다임 바꾸는 근본적 변화 #내년부터 초·중학교 교과수업 채택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지난 8월 말 대구에서 개최됐던 제4회 대한민국 SW융합해카톤대회 현장 모습. 60개 팀 297명의 인재가 참여했다. [사진 SW융합클러스터공동협의체]

지난 8월 말 대구에서 개최됐던 제4회 대한민국 SW융합해카톤대회 현장 모습. 60개 팀 297명의 인재가 참여했다. [사진 SW융합클러스터공동협의체]

기원전 7000년 전 인류는 수렵, 채집 경제에서 가축을 사용해 곡물을 재배하는 농업혁명을 이뤄냈다. 인간의 노동력이 가축에 의해 대체되는 생활방식의 근본적 변화였다. 가축 사용에 의해 사회적 부는 더 커졌고 인간의 노동은 더 높은 질로 진화했다.

4차 산업혁명은 SW로 연결 가능한 모든 산업의 지능정보화를 말한다. 혹자는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미래 일자리를 없앤다는 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에겐 이런 변화가 우리 선조들이 맞닥트린 가축의 존재처럼 다가올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같은 포노사피엔스 시대를 사는 현명한 방법은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빼앗길 일자리를 걱정하기보다 이들을 잘 다룰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가의 SW인재 육성은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근본적 변화를 상징한다. 직면한 4차 산업혁명에서 SW가 혁신과 성장, 가치 창출의 중심이 되고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의 초등학교에서도 코딩은 이미 정규 교과과정으로 편성돼 교육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정규 시간이 배정돼 코딩 수업이 의무화된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미래세대를 위한 코딩 교육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딩이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같은 지능정보화된 SW로 만들어지는 디지털 세상의 만국공용어이기 때문이다. 실제 코딩은 단순한 프로그래밍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세상의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컴퓨팅 사고’를 기르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한다.

코딩 교육과 함께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떠오르는 것이 다양한 산업 분야의 융합형 SW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은 영역 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산업간 융합이 그 핵심인데, 이들 산업 현장의 융합 과제를 연구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주체가 SW융합 인재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창의력으로 각 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시킬 수 있는 융합형 SW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는 지역 전략 산업과 SW융합이 가능한 전국 8개 지역SW융합클러스터와 함께 ‘대한민국 SW융합해카톤대회’를 4년째 주최하고 있다. 해카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42.195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창의적 SW아이디어를 발굴, 프로토타입까지 개발하는 협업프로젝트를 말한다. 지난 8월 말 대구에서 열린 4회 대회에서는 총 60개 팀 297명의 인재들이 참여해 자유 과제 외 ‘서민실생활 개선’이나 ‘공공데이터 기반 수자원활용 및 수해예방서비스’ 분야 SW를 개발하는 경연이 진행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김태열 본부장은 “해카톤 대회가 다양한 분야의 문제에 대해 SW를 활용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 SW를 구현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SW융합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고, 지역의 잠재적 SW융합 인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대회를 통해 발굴된 인재와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지역 SW융합 클러스터를 통해 사업화와 기업 육성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

이같은 SW친화적 행사 진행과 함께 전국 8개 SW융합클러스터들은 각 지역별로 SW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부터 전문화된 국제자격증 취득과정까지 다양한 SW융합 분야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SW 중심사회의 저변 확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 8개 클러스터가 지난 3년간 자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SW융합 인력은 5800여 명이 넘는다.

정부는 경제성장의 핵심전략으로 혁신성장을 내걸었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 등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언급된 모든 분야의 핵심에는 SW융합이 자리잡고 있다. 이종산업간 연결과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융합형 SW이기 때문이다. 이런 SW융합의 핵심 원동력은 SW융합 분야 인재 양성에 있음을 정부와 산업계는 잘 알고 있다. 지역의 전략 산업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SW를 개발해,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는 핵심 자산이 바로 전문화된 SW융합 분야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