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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 대표 혈액서 '녹농균' 검출"…감염 경로 추측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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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한일관(왼쪽)과 가수 최시원이 그가 기르는 반려견과 찍은 사진(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최시원씨 인스타그램]

한식당 한일관(왼쪽)과 가수 최시원이 그가 기르는 반려견과 찍은 사진(오른쪽). [사진 중앙포토, 최시원씨 인스타그램]

패혈증으로 숨진 유명 전통음식 체인인 한일관 대표 김모(53·여)씨 혈액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고 23일 SBS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씨 혈액 검사 결과에서 녹농균이 검출됐다고 유가족은 밝혔다. 즉 김씨를 숨지게 만든 사망원인은 녹농균에 의한 패혈증이었다는 판단이 나온다. 그러나 김씨의 시신은 부검 없이 화장됐기 때문에 정확한 감염원인과 경로는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녹농균 반응이 나타난 발가락. [사진 SBS 방송 캡처]

녹농균 반응이 나타난 발가락. [사진 SBS 방송 캡처]

◆녹농균이란?= 패혈증은 세균을 비롯한 다양한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러 종류의 박테리아, 특히 대장균·녹농균·클렙시엘라균 등이 혈액을 타고 돌면서 전신에 염증을 일으킨다. 녹농균은 감염되면 녹색 고름이 생긴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 녹농균이 상처가 난 부위에 침투해 감염병을 일으켜 패혈증으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녹농균 반응이 나타난 손가락. [사진 SBS 방송 캡처]

녹농균 반응이 나타난 손가락. [사진 SBS 방송 캡처]

◆감염경로는?= 23일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는 “일차적으로는 병원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에서도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녹농균이라면 일단 병원 내 감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쓰여있다고 한다. 조 기자는 이날 개의 구강에 있던 녹농균이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킨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6건 정도밖에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또 “녹농균은 생존력이 강하고 수영장·욕실 등 습한 생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피해자가 집에 머무는 한 5일 동안 상처 부위를 통해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현재로써는 사망 원인을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개에게 물린 뒤 패혈증이 발병할지, 치료가 잘될지는 건강상태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개 건강한 사람은 패혈증으로 번지지 않는다. 염준섭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건강한 사람은 면역력이 좋아 개의 균이 몸에 침투하더라도 별문제 없이 이겨 낸다”며 “하지만 고령자·영유아, 당뇨병·암환자, 고농도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개에게 물리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을 비롯해 동물에 물렸을 땐 상처 소독을 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편 김씨는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씨 가족이 기르는 프렌치 불도그에 지난달 30일 정강이를 물린 뒤 6일 만에 숨졌다. 당시 반려견에게 목줄이 채워져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맹견 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커지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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