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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에너지 기술로 ‘ICT 평창’ 빛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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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 순방에 앞서 러시아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 세계가 경험해 보지 못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다양한 ICT가 적용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에너지 운영 분야다.

GE, 올림픽 사상 첫 첨단 EMS 운영 #경기장·선수촌·의료시설·방송센터 #전력 실시간 제어로 안정적 공급 #헬스케어·에너지로 영역 넓힌 GE #IT기술 결합해 4차 산업혁명 주도

수많은 관중과 전 세계 취재진이 모여들 올림픽은 엄청난 양의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하루에도 수십번 경기가 치러질 경기장에서부터 난방·상하수도와 같은 인프라, 선수촌·의료시설, 실시간으로 경기상황을 생중계할 방송센터까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런 전력 공급을 종합적으로 제어·계측·관리하는 것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에너지모니터링시스템(EMS)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MS는 전력 공급 모든 과정에서 전력의 과부하, 공급 불안정 등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신속히 진단하고 해결하도록 돕는다. 주요 시설의 전력 사용량과 공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것은 122년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대회가 ‘스마트 에너지’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구체적으로 평창조직위 종합운영센터(MOC)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원격 감시 시스템을 통해 직관적인 정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바로 대응할 수 있다.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는 어떤 경우에도 전기가 중단되지 않고 연속으로 전기를 공급하도록 돕는다.

GE디지털의 시스템은 경기 기간 중 전력 소모량을 측정하고 경기장별 실제 전력 소비량을 디지털 데이터로 취합한 후, 통합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는 오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디지털 유산’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GE디지털 코리아 조원우 사장은 “이번 대회는 전략적 에너지 운영을 선보인 세계 선도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GE는 올림픽의 숨은 조력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GE는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에서도 활약이 컸다.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옌바허 엔진을 주요 전력 공급 시설로 이용했고, 전기 자동차 충전시설인 듀라스테이션을 런던 전역에 세웠다.

사실 GE는 ‘발명왕’ 에디슨이 19세기 후반에 세운 전기조명회사가 모체다. 가전회사로 성장해 금융분야까지 확장했지만, 지금은 이들을 매각하고 항공기 엔진, 헬스케어, 에너지, 발전기 터빈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하면서 GE는 ‘제조기업’에서 ‘디지털 산업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덕분에 GE는 올림픽을 위한 첨단 에너지 제어 기술을 선보이는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혁신기업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었다.

이런 생존과 성장을 위한 구조조정은 GE뿐만이 아니다. 필립스는 반도체·TV·휴대전화 사업을 과감히 매각하고 헬스케어 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섬유·화학 사업을 정리하고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한 듀폰, PC사업을 중국에 매각하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 미래를 걸고 있는 IBM, 휴대전화와 가전 등을 버리고 스마트공장·헬스케어·에너지 관리 로 눈을 돌린 지멘스 등도 ‘레드 오션’을 탈출해 ‘블루 오션’에 진출한 사례로 꼽힌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노키아·모토로라·코닥 등 4차산업 혁명에 대응하지 못해 사라진 수많은 기업들이 있었음을 상기해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해야만 100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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