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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시진핑 “2050년 세계 선두 국가 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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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2050년까지 종합국력과 국제영향력에서 세계의 선두에 서는 ‘현대화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18일 베이징에서 개막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의 업무보고를 통해서다. 시진핑 집권 2기의 개막을 알리는 당대회에서 미국과의 국력 경쟁을 예고하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5년 전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될 당시 제시한 ‘중국의 꿈(中國夢)’ 목표를 구체화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 대회 개막 … 시진핑 204분간 “신시대” 36차례 #“2035년 국방 현대화 실현” 강군 강조, 미국과 무한 경쟁 예고 #“먹고 입는 문제는 해결, 앞으론 위대한 부흥” 새 중국 꿈 제시

시 주석의 키워드는 ‘신(新)시대’였다. 시 주석은 3시간24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신시대란 단어를 36차례 언급했다. 시 주석은 서두에서 “장기간의 노력으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신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한 뒤 3개의 ‘치라이(起來)’를 언급하며 신시대의 개념을 설명했다. “신시대 진입은 근대 이후 고난을 겪었던 중화민족이 떨쳐 일어서서(站起來·잔치라이) 부유해지고(富起來·푸치라이) 강대해지는(强起來·창치라이) 비약을 거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빛나는 미래를 앞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는 중국인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을 떨쳐 일어나게 했고, 덩샤오핑(鄧小平)이 부유하게 만들고, 시진핑이 강성하게 만들 것”이란 말을 인용한 것이기도 하다. ‘덩샤오핑 시대’와 선을 긋고, 이날 시작된 ‘시진핑 시대’에서는 종합국력을 끌어올려 중국이 국제사회를 이끄는 강대국이 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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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십수억 인구의 먹고 입는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고 대체적인 소강(小康)사회(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사회)의 생활 수준에 이르렀다”며 “신시대는 우리나라가 세계 무대의 한복판으로 다가가 인류에 더 큰 기여를 하는 시대”라고 말해 이런 인식을 뒷받침했다.

시 주석은 신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역사적 사명과 목표를 제시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 전략도 내놓았다. 시 주석은 “소강사회가 완성되는 2020년부터 2035년까지의 1단계 15년 동안 기본적 사회주의 현대화를 실현해 경제력과 과학기술 실력이 혁신형 국가의 앞자리에 서게 하겠다”며 “이 기초 위에 15년을 더 분투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때가 되면 종합국력과 국제영향력이 세계의 선두에 서는(領先) 나라가 될 것”이란 게 시 주석의 이어진 설명이다. 자신이 언급해 온 ‘중국의 꿈’이 ‘강국의 꿈(强國夢)’과 동의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주 열린 당 중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 이날 시 주석의 정치보고 원고에는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시 주석은 신시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 중 강군 건설 전략에 비교적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시 주석은 “2020년 기계화와 정보화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룬 뒤 2035년에는 국방·군대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금세기 중엽(2050년)엔 세계 일류 군대가 전면적으로 건설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집권 2기 개막과 함께 시작된 ‘시진핑의 시대’가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놓고 펼치는 미·중 간 무한 경쟁의 시대, 경우에 따라서는 갈등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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