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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GDP는 많은데, 외국인 투자(FDI)는 쥐꼬리

중앙일보

입력

한국이 국민총생산(GDP) 규모에 비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유치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투자 촉진을 위해 기업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연 분석…한국의 GDP 대비 FDI 비율 중하위권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세계투자보고서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FDI 비율은 0.8%였다. 세계 237개국 중 152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3위다. 전년도보다는 순위가 높아지긴 했지만, 2000년 이후 꾸준히 순위가 하락해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FDI는 외국인 또는 외국기업의 공장 건설 및 법인 설립, 지분투자와 배당금 재투자, 기업 간 자금대여 등을 총괄하는 개념이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한국의 GDP 순위가 2000년 이후 10~14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 비해 FDI는 계속 부진한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강한 규제와 기업하기 힘든 환경이 FDI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까지 FDI도 95억9600만 달러(산업통상자원부 자료)로 지난해보다 9.1% 줄었다.

이는 한국이 외국에 직접 투자한 해외직접투자 비율(해외 직접 투자/GDP)이 지난해 세계 33위, OECD 14위로 2000년 이후 오르며 상위권을 유지하는 점과 대조된다.

OECD 회원국 중 FDI가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46.1%)였으며 이어 네덜란드(12.0%)·영국(9.8%)·아일랜드(7.6%)·벨기에(7.1%) 순이었다. 영국을 제외하고는 한국보다 GDP 규모가 작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는 룩셈부르크는 GDP가 한국의 4%에 불과하지만, FDI는 한국의 2.5배나 된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GDP 대비 FDI 비율은 낮다. 한국보다 GDP 순위가 두 단계 높은 이탈리아는 1.6%, 한 단계 높은 캐나다는 2.2%, 한 단계 낮은 호주는 3.8%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늘리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DI는 경제 규모 및 1인당 소득수준 같은 ‘수요 측면’과 낮은 임금, 저렴한 공장용지 가격, 풍부하고 값싼 원재료 등 ‘공급 측면’이 두루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규제와 세제 등 제도적 요인은 FDI에 직접적인 파장을 주는 변수이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측면’, ‘공급 측면’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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