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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 이 문제] 무안~광주 고속도로 工期 맞추기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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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무안~광주 고속도로(41.62㎞)가 한국도로공사와 호남대의 첨예한 대립으로 계획 기간 내에 완공될지 우려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개항 후 물류 수요에 대비해 건설하는 이 고속도로는 5개 공구로 나눠 지난해 말 착공됐다. 도로공사는 당초 2007년 준공 계획이었으나 무안국제공항이 2005년 말 개항함에 따라 일년 앞당겨 2006년 완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남대는 광주시 광산구 평동 기곡마을~산정동 60호 광장 5공구 5.8㎞ 가운데 7백여m가 캠퍼스 확장 예정부지를 통과한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광산구도 이에 따라 5공구 편입 부지에 대한 토지형질변경 허가를 내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는 편입부지 중 이미 사들였거나 사용 동의를 얻은 면적이 82%에 이르고 무안공항 개항에 맞춰 고속도로를 개통해야 하므로 노선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도로공사 입장=노선 변경에 대해 '5대 불가론'을 제시하고 있다. 노선을 바꿀 경우 먼저 관계기관 협의.노선 재설계.도로구역 변경 및 용지보상 등 절차를 이행하는 데 2년 이상 걸려 고속도로 개통이 그만큼 늦어진다는 것이다.

또 대학 주장대로 선형을 평동산단쪽으로 변경하면 산단 입주업체 등의 새로운 민원을 피할 수 없고, 고속도로가 산단 도로와 이어짐으로써 교통 체증이 심해진다고 주장한다. 도로공사는 또 대학 측이 99년 노선 기본설계 때 스스로 제시한 캠퍼스 확장계획안에 들지 않았던 부지를 뒤늦게 확장 예정지역에 넣어 부풀려 노선을 문제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는 광산구에 대해서도 당초 편입부지(3백14필지)의 50%를 확보하면 토지형질변경을 허가하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70%를 요구하고,이젠 호남대 민원 선결을 내세우는 '억지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호남대 주장=지난 4월부터 건설교통부.도로공사.광주시 등을 상대로 노선 변경 요구 민원을 10여차례 제기해 왔다.

고속도로가 뚫리면 '대학 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확장 예정부지에 들어설 ▶보건과학대학▶지역개발연구센터▶애완산업학부▶교수회관 등이 현 캠퍼스와 단절된다는 주장이다.

또 고속도로 노선이 학교 경계와 가까운 곳은 20여m밖에 떨어지지 않아 교육환경을 망가뜨릴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호남대는 지난 22일 '광주~무안고속도로 어등산 통과구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학술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호남대 측은 "캠퍼스 뒷편으로 도로가 뚫릴 경우 소음.진동 등으로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또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실시설계 당시 이해 당사자인 학교와 노선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교통환경영향 평가 때도 캠퍼스 확장 예정부지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학교 확장 예정부지를 부풀렸다'는 도로공사의 지적에 대해선 당시는 해당 부지를 매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땅 주인들의 민원 발생을 우려해 공개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대학 측은 현재의 노선보다 남쪽으로 2.6㎞ 떨어진 평동산단을 통과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 광주시 등의 입장=광주시는 호남대.광산구가 제시한 평동산단 통과 노선은 산단 조성 목적에 어긋나고 도심 교통 흐름도 막아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실무 부서의 의견을 모아 조만간 대학과 건설교통부에 입장을 통보할 예정이나 노선 변경은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고 밝혔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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