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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호나우두'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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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의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가 잉글랜드에 '리틀 호나우두'열풍을 몰고 왔다.

포르투갈 프로축구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뛰던 그는 이달 초 잉글랜드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려 1천7백50만유로(약 2백20억원). 프리미어리그 사상 역대 틴에이저(10대) 최고액이다.

지난 17일(한국시간) 볼턴 원더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그의 데뷔전이었다.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호나우두의 유니폼에는 등번호 7번이 찍혀 있었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영원한 주장' 데이비드 베컴의 번호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날 호나우두는 눈부셨다.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당기듯 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면서 드리블 돌파, 스루패스, 크로스 등 맨체스터 공격을 사실상 주도했다.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 사이를 절묘하게 돌파하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오른쪽에서 차올린 크로스는 문전에서 갑자기 뚝 떨어져 반 니스텔루이가 헤딩 타이밍을 놓쳐 헛방아를 찧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결국 후반 24분 라이언 긱스의 골을 어시스트,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경기는 맨체스터의 4-0 대승으로 끝났다.

훤칠한 외모의 호나우두는 헤어스타일도 독특했다. 몇 가닥의 흰색 붙임머리로 포인트를 준 센스는 지난해 월드컵 당시 삼돌이 스타일의 반달머리로 팬들을 당혹케 한 '황제'호나우두(브라질)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맨체스터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제 팬들은 새로운 영웅을 갖게 됐다.

우리는 때때로 그가 열여덟살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호나우두를 극찬했다. 베컴을 떠나보낸 프리미어리그 축구팬은 신성(新星)의 출현에 환호하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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