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KBS 김경민 이사 사퇴…파업 후 KBS 이사 첫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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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사퇴 의사를 밝힌 김경민 KBS 이사 [중앙포토]

11일 사퇴 의사를 밝힌 김경민 KBS 이사 [중앙포토]

김경민 KBS 이사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이사는 이전 정부에서 구 여권 추천 몫으로 2015년 9월 KBS 이사로 임명됐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김 이사가 오늘 오전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는 KBS의 관리 감독권을 가지고 있으며, KBS의 경영에 관한 주요 결정을 이사 과반수 의결로 결정한다. KBS 이사회는 총 11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관행적으로 7명은 여권에서, 4명은 야권에서 추천해왔다. 현재 KBS 이사회는 이전 정부에서 구성돼 보수 성향 이사가 7명, 진보 성향 이사가 4명이었다.

이날 보수 성향의 김경민 이사가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이사회 구성은 보수 6명대 진보 4명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후 김 이사 후임을 여권에서 추천하고 청와대가 임명하면 보수 6대 진보 5 구도가 된다. 추가로 보수 성향 이사가 한 명이라도 더 사퇴할 경우, 노조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고대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도 가능한 구도가 된다.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 노조는 지난달 4일부터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양대 공영방송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보수 성향의 이사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유의선 이사(구 여권 추천 몫)가 사퇴서를 제출했다. 유 이사의 후임은 아직 임명되지 않아 현재 방문진 이사는 구 여권 추천 이사 5명(보수 성향), 구 야권 이사 3명(진보 성향)으로 구성돼 있는 상태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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