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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받는 근본 원인 2위가 ‘불안 심리’…1위는?

중앙일보

입력

교육현장에서 사교육이 이뤄지는 근본 원인에 대해 '진학 준비' 못지않게 '불안심리'가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월 중학생들이 대치동 학원가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현장에서 사교육이 이뤄지는 근본 원인에 대해 '진학 준비' 못지않게 '불안심리'가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월 중학생들이 대치동 학원가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에 사는 전업맘 이모(47)씨는 중3 딸을 여름방학부터 대치동 통합과학 학원에 보내고 있다. 통합과학은 문·이과 통합교육을 위해 내년 고 1에 신설되는 필수 과목이다.

김병욱 의원, 1일 교육부 설문조사 자료 공개 #1위 ‘진학준비’ 2위 ‘불안 심리’ 3위 ‘선행학습’ #김 의원 “공정한 입시정책으로 불안감 없애야”

이씨는 “학원이 주최하는 입시설명회에 갔더니 ‘앞으로는 통합과학이 국어·영어·수학만큼이나 중요해진다’고 하더라. 다른 애들은 미리 준비하는데, 우리 애만 안 해 놓으면 고교에 올라가 뒤처질까 봐 불안한 마음에 학원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서 사교육이 이뤄지는 근본 원인에 대해 ‘진학 준비’ 못지않게 ‘불안 심리’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교육정책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사교육에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공교육 정상화 모니터링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교육부가 교원 4545명, 학부모 3707명, 학생 2149명 등 총 1만40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온라인으로 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자료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사교육이 이뤄지는 근본 원인 1위로 ‘진학준비’(40.3%)를 꼽았다. 이어 ‘불안 심리’(33.2%), ‘선행학습’(15.3%), ‘학교수업 보충’(10%)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원·학부모·학생만 따로 떼놓고 보면 ‘불안 심리’(39.2%) 때문에 사교육을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진학준비’(37.8%)보다 높았다. 저학년일수록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에 의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병욱 의원은 “국민의 사교육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교육 정상화 대책도 중요하지만, 막연한 불안 심리를 없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입시정책을 수립해 학부모나 학생들이 정보 부족으로 불안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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