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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만 관광객 인가요, 내국인 위해 객실 1700개 모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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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내달 1일 문을 여는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내달 1일 문을 여는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

요즘 국내 호텔업계는 죽을 맛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은 확 줄고 내국인은 해외로 나간다. 유커 외에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한국을 찾는 발길은 되레 줄었다.

1일 개장 ‘드래곤시티’ 승만호 대표 #럭셔리·취사 객실 등 고루 갖춰 #국내 특1급 호텔의 10% 넘는 물량 #가족·외국인 등 다양한 수요 공략

이런 시기에 국내 최대 규모 호텔이 문을 연다. 다음 달 1일 개장하는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서부 T&D가 지은 이 호텔은 특1급 호텔 1700실 규모다. 현재 국내 전체 특1급 호텔의 10%가 넘는 물량이다.

승만호 대표

승만호 대표

28일 개장을 앞둔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만난 서부T&D 승만호(60·사진) 대표는 자신만만했다. 승 대표는 “호텔 기획 단계부터 내국인부터 외국인, 비즈니스맨에서 가족까지, 단기에서 장기 투숙객까지 아우를 수 있는 다양성을 추구해 리스크를 줄였다”고 말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4개 호텔로 이뤄진 복합호텔이다.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용산(5성급), 노보텔 스위트 앰배서더 서울 용산(5성급),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5성급),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4성급, 예정)이 모여 있다. 모두 세계적인 호텔 그룹인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이 보유한 호텔 브랜드다. 각 호텔의 특징을 내세워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승 대표는 “럭셔리부터 이코노미까지 골고루 갖췄고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객실과 취사시설을 갖춘 객실도 있다”며 “모두 수요층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갈등이 해소되고, 북한과의 긴장이 완화되길 마냥 기다리며 빈 객실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다양한 수요층을 고려한 ‘멀티 마켓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각 호텔 투숙객 만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마련했다. 예컨대 그중 가장 고급인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피트니스 등이 3개 층에 마련했다.

승 대표는 사드로 인한 유커 감소가 국내 호텔 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승 대표는 “사드가 아니어도 북한과의 대치 등 외국인 관광객은 언제든지 감소할 수 있는 변동성이 크다”며 “내국인 고객을 소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19개 컨벤션센터(4900명 규모), 레스토랑과 바를 합쳐 11개, 4개 층에 걸친 엔터테인먼트 공간(루프탑 인공해변·파티룸 등)인 ‘스카이킹덤’을 조성한 것도 내국인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승 대표는 “내국인 입맛에 맞는 호텔은 외국인도 자연스레 찾게 돼 있다”며 “전체 고객 중 비즈니스 수요 50%, 가족단위 수요 30%, 관광객 20%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텔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앞으로 가성비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 대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결국 같은 비용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특급호텔이라고 무조건 비싸게 받는 식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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