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블랙리스트' 김제동 검찰 출석 통보...일정 조율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방송인 김제동씨. [중앙포토]

방송인 김제동씨. [중앙포토]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검찰이 방송인 김제동(43)씨를 조사한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전담팀이 블랙리스트 문건에 이름이 올라있는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키로 했다. 김씨와 출석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25일 말했다.

검찰, 참고인 신분 조사...일정 협의 #2009~2010 프로그램에서 배제 주장 #김씨,"국정원이 노무현 추도식 불참 권유" #26일부터 MBC PD 등도 참고인 조사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했다.

김씨는 블랙리스트에 적힌 문화예술계 인사 82명에 이름이 올랐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노제 사전 행사를 진행하고, 2010년 1주기 추도식 때 사회를 봤다는 게 주된 이유라는 게 국정원 TF의 설명이다.

그 시기 김씨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등 집중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것이 김씨 주변인의 주장이다. 그는 2009년 10월 MC를 맡던 KBS '스타 골든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해피투게더' 출연도 촬영 전날 취소됐다고 한다.

그의 출연이 예정돼 있던 MBC 예능프로그램 '오마이텐트'는 편성 자체가 불발됐다. 2009년 여름에 당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김씨를 섭외했던 조준목 PD는 이에 대해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PD는 “2010년 가을, (윗선에서) 김제동이 문제라고 했다. 프로그램 이름과 김제동을 바꾸면 정규편성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방송사에 직접 김씨에 대해 압력을 넣은 정황도 국정원 개혁위원회 조사에서 나타났다. 2010년 4월 MBC는 김씨가 진행하던 '환상의 짝꿍'을 없애라는 국정원의 요청을 받았다. 해당 프로는 3개월 뒤에 폐지됐다.

김씨가 속한 소속사가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국정원 개혁위는 “2009년 10월 국정원이 세무조사를 요청한 뒤 실제로 같은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은 방송인 김미화씨, 가수 윤도현씨 등 모두 82명이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은 방송인 김미화씨, 가수 윤도현씨 등 모두 82명이다. [연합뉴스]

국정원은 TF 조사를 통해 확보한 관련 문건을 지난 14일 검찰에 넘기고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23일 김씨는 한 방송에서 2010년 당시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VIP가 걱정이 많아서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 좀 안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배우 문성근(61)씨, 배우 김여진(45)씨, 방송인 김미화(53)씨가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26일에는 MBC 최승호 전 PD와 이우환 PD,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가 검찰에 출석한다. 27일에는 MBC 김환균 PD가 조사 받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