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내 '성차별' 분노… 불교단체 "비구니 참종권 확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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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불교단체들이 비구니(여성 스님)의 참종권 확대를 요구했다. 남성 위주로 선거권을 갖는데다 남성만 불교계의 주요 보직을 맡을 수 있는 현행 규정을 바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2017년 현재 조계종을 기준으로 전체 승려 1만3000여 명 가운데 비구니 스님은 약 6000명(46%)로 절반에 육박한다.

비구니 스님들.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비구니 스님들.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비구니 승가의 참종권 확대를 주장하는 여성불자 및 교단자정센터' 등 8개 단체는 20일 성명서를 내고 "현행 총무원장 선거제도는 321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비구니는 중앙종회 비구니 의원 10명을 제외하고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정(宗正·불교 종단의 정신적 최고지도자)을 비롯해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호계원장, 총림방장, 본사 주지 등의 자격 요건을 '비구(남성 스님)'로 한정한 종헌·종법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비구니 스님들. [사진 연합뉴스]

비구니 스님들. [사진 연합뉴스]

이어 "능력이 아닌 단지 비구라는 이유만으로 지도부가 된다면 이것이 과연 부처님의 가르침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종단의 성차별에 많은 여성 불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한 "누가 총무원장이 되더라도 종법에서 '비구'라는 자격을 '승려'라는 성(性) 중립적인 용어로 바꾸고, 비구니 승가가 교단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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