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폭행 가해자들에게 '칭찬'한 선도 프로그램…내용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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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방송 캡처]

[사진 YTN 방송 캡처]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 학생들이 사건 전 선도 프로그램을 이수한 적 있으나 그에 대한 관리가 허울뿐이었다고 16일 YTN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 학생들은 사건 전 선도 대상 학생으로 지정됐다. 학생들은 특정 기관에 위탁돼 집단 상담, 미술 치료 등 재범 방지 교육을 받았고, 이 결과는 유관 기관에 통보됐다.

폭행 사건 40여일 전 받은 선도 프로그램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참여 태도는 전체적으로 '적극적'이었고, "당면한 문제도 해결했다"고 적혀있다. 미술 치료에도 관심을 가지고 성실히 참여했다는 문구도 있었다.

문제는 선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1박 2일 동안 네 명이 10시간 가까운 교육을 받았는데 평가 결과가 내용이 모두 일치했다는 점이다. 이에 관리 자체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선도 대상 학생들에게는 학교전담경찰관이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연락하게 돼 있는 경찰 매뉴얼에도 불구하고 가해 학생들에게는 선도 대상 지정 이후 연락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중간에 방학도 있었고 그때까지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YTN에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14) 등은 또래 3명과 함께 지난 1일 오후 9시께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 골목길에서 피해 여중생(14)을 1시간 30분가량 공사 자재와 의자, 유리병 등으로 100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을 비롯해 B양(14)에게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두 여중생은 구속 수감되면서 소년원을 떠나 성인들과 함께 경찰서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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