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이사장 면접 심사 중단 … 이례적 후보 추가 모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한국거래소가 이사장 후보를 추가 공모한다. 이례적인 추가 공모 배경을 두고 금융권에선 ‘낙하산 경쟁’이 붙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

“인재 풀 확대” 이유 내세우지만 #금융권선 ‘낙하산 투하 경쟁’ 해석

12일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오는 19~26일 이사장 후보를 추가 모집하기로 결의했다. 원래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공모한 이사장 후보 10여 명 가운데 3~4명을 면접 대상자로 추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원회는 돌연 심사 중단을 결정하고 추가 공모하기로 결론을 냈다. 지난 4일 마감된 1차 공모를 통해 10여 명이 지원했지만 인재 풀을 더 확대한다는 이유에서다. 1차 지원자를 포함한 모든 지원자는 다음 달 11일 서류 심사를 거친다. 이를 통과하면 다음 달 24일 면접 심사를 치르고 최종 1인이 다음 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이사장 후보로 추천된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또 후보 지원 현황 및 향후 일정을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이사장 공모와 관련해 ‘밀실 진행’ 등 문제 제기가 일각에서 있었는데 앞으로는 이사장 선임 절차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개인 정보 공개 관련한 문제가 없는 한에서 후보자 지원자 인원과 면면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에 맞춰 추가 공모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원자 가운데 적격 인물이 없을 때 진행하는 재공모가 아닌 추가 공모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사장 자리를 둘러싼 낙하산 투하 경쟁이 불붙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인사와 가깝다고 알려진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이번 이사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해당 청와대 인사가 천거하는 사람이 주요 자리를 독식한다는 논란이 인 것이 이번 추가 공모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재공모나 추가 공모는 이례적인 일이다. 2006년 출범(증권·선물거래소 통합) 당시에도 거래소 감사 선임이 재공모로 이어졌는데 청와대와 재정경제부의 외압설이 이유로 거론됐다.

조현숙·이새누리 기자 newe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