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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노융희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중앙일보

입력

한국 지방자치의 기틀을 마련한 노융희 서울대 명예교수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90세.

노융희 교수.[중앙포토]

노융희 교수.[중앙포토]

노 교수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초대원장이자 국토연구원 초대원장, 지방자치학회 초대회장을 지내며 지방자치학과 국토 및 지역계획학, 도시환경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이다. 그의 노력은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학계와 행정 현장을 오가며 대한민국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평안북도 정주 출생인 노 교수는 해방 이후 남쪽으로 와 서울대 법대 학사와 서울대 석·박사를 마쳤다.

환경행정과 지방자치, 국토계획 등 분야의 선구자 #국민훈장 동백장, 서울시문화상 등 수상

그는 40년간 강단에 섰다. 1959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창립멤버로 참여했는데, 지방자치에 꼭 필요한 ‘지역발전’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68년 행정대학원 내에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를 설립했다. 73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초대원장을 지낸 그는 88년엔 한국지방자치학회를 설립해 초대회장을 맡았고, 93년에는 한국환경정책학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맡았다.

후학들에게 비이장목(飛耳長目.먼 데서 일어나는 일을 듣고 볼 수 있는 귀와 눈을 뜻하는 말로 사물을 명확히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세계환경보호에 앞장선 공로로 2001년 20세기 환경인상을 수상한데 이어 스웨덴 국왕이 수여하는 훈장을 받았다. 8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89년엔 서울시문화상을 수상했다. 91년엔 유엔환경계획 글로벌500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재정(KAIST 교수)·재연(재미 사업)·재신(튼튼영어 부사장)씨 등 2남1녀와 며느리 서유신(알버트 아인슈타인대 교수), 백정숙(재미 사업)씨, 사위 이상일(울산대 의대 교수)씨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4일 오전 8시다. 3010-2263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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