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 살아났나…10만원 이상 선물세트 잘 팔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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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걸까, ‘김영란법’ 영향력이 떨어진 걸까. 10만원이 넘는 명절 선물세트 매출이 확 늘었다.

지난해 추석 앞둔 사전예약기간 매출 대비 224% 늘어 #김영란법으로 주춤했던 소비 심리 솔솔 살아나 #대량 구매 수요 노렸던 마케팅 전략 바꾼 영향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7월 28일~8월 21일) 매출보다 224% 늘었다.

특히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선물세트 매출이 251% 상승했다. 이는 5만원 이하 저가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237%)보다 높다. 10만원 넘는 고가 선물세트는 수산세트(653%), 인삼‧버섯 세트(604%), 축산세트(380%) 매출이 크게 늘었다.

추석을 앞두고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선물세트가 잘 팔린다. 지난해 추석 전 대비 올해 10만원이 넘는 축산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380% 늘었다. [사진 이마트]

추석을 앞두고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선물세트가 잘 팔린다. 지난해 추석 전 대비 올해 10만원이 넘는 축산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380% 늘었다. [사진 이마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움츠러들었던 심리가 다소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28일 김영란법 시행 후 지난해 추석과 올 설을 앞두고 1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은 각각 11.6%, 10.4% 감소했다.

긴 연휴도 작용했다. 최장 10일을 쉴 수 있어 이 기간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많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연휴 전에 가족이나 지인에게 선물을 주려는 수요가 사전예약을 몰리고 있다”며 “긴 연휴를 앞두고 기분이 좋은 데다 사전예약 할인 혜택이 커서인지 10만원 이상 선물세트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마케팅 전략도 이유로 꼽힌다. 이전까지 사전예약 기간 제공된 혜택은 ‘1+1’행사처럼 대량 구매하는 수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추석엔 상품별로 5~40%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해 소량 구매하는 수요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전략을 바꿨다.

추석을 앞두고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선물세트가 잘 팔린다. 지난해 추석 전 대비 올해 10만원이 넘는 수산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653% 늘었다. [사진 이마트]

추석을 앞두고 10만원이 넘는 고가의 선물세트가 잘 팔린다. 지난해 추석 전 대비 올해 10만원이 넘는 수산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매출이 653% 늘었다. [사진 이마트]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본격적인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나선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달 12일부터  603가지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5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80가지 늘렸다. 롯데마트도 14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행사장'을 운영한다. 1000가지 상품을 준비하고 최대 40% 할인 혜택(신용카드 제휴), 상품권 제공 등 혜택을 내걸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15일부터 본판매에 돌입한다. 지난해 추석 전보다 10% 물량을 늘려 55만개를 준비했다. 신속한 배송을 위해 하루 평균 450대의 택배 차량을 운영할 예정이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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