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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컬쳐 배워 몽골에 한류 바이러스를 퍼트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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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한 잡지 표지 모델로 나온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몽골 한 잡지 표지 모델로 나온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대구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대구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한국문화(K 컬쳐)를 배워 몽골에 한류 바이러스를 퍼트리겠다는 20대 몽골 연예인이 있다. 이달 초 "K 컬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겠다"며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에 새내기로 입학해 유학 생활을 시작한 르하워수렝 신바트(21·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가 주인공이다.

아역배우들과 같이 있는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아역배우들과 같이 있는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신바트는 몽골에선 우리나라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 연예인이다. 2003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했다. 배우·MC 등 방송인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서다. 이후 오디션을 통해 영화와 뮤직비디오, 광고 등에 출연했다.

신바트가 출연중인 몽골의 방송 프로그램 [사진 독자제공]

신바트가 출연중인 몽골의 방송 프로그램 [사진 독자제공]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몽골 최대 민영방송사(TV9)의 오락프로그램 ‘룰로이스 프렌드’ 메인 MC로 활약했다. ‘룰로이스’는 돼지를 귀엽게 부르는 몽골어다. 2014년에는 ‘신바트의 초대’란 이름의 청소년 토크쇼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몽골에서 어린 나이에 토크쇼 진행자가 된 것은 신바트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때부터 활동한 몽골 인기 연예인 '신바트' # 가을 학기에 대구대 입학해 K컬쳐 공부중 # K컬쳐 배워 M(몽골)컬쳐 만드는 방송 연출가 되는 게 꿈

그는 “18살이던 3년 전쯤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러던 중 K팝, K예능프로그램같은 K컬쳐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우수한 K컬쳐를 전문적으로 배워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몽골에서의 연예계 생활을 접고 떠나야 하는 한국행이 쉽지는 않았다.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만류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언어의 장벽도 문제였다. 한국의 정규 4년제 대학교에 입학을 하려면 한국어를 익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을 따야한다.

유학생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유학생 신바트 [사진 독자제공]

신바트는 한국행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연예계 활동을 하며 모은 돈으로 2015년 대전에 있는 배재대학교 한국어센터에서 2년간 어학연수를 했다. 그러곤 다시 몽골로 돌아가 한국 유학을 준비하다 이달 초 대구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에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대구대학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몽골 유학생을 모집하는 사무소를 2012년부터 운영 중이다. 몽골 유학생이 대구대학교 많은(160여명) 이유다. 외국 학생들은 봄(3월)학기 뿐아니라 가을(9월)에 들어온다.
 신바트는 한국 방송 등 K 컬쳐를 제대로 배워 몽골에 돌아가 다시 활동할 예정이다. 방송 출연자로서 뿐 아니라 연출자(PD)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몽골 방송은 정치 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아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다양한 콘텐트를 배워 몽골 방송에 접목해 K컬쳐 처럼 M컬쳐(Mongolia) 열풍을 만드는 주역이 되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할트마긴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단독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할트마긴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단독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중앙포토]

연예인 출신답게 신바트는 벌써 몽골에 한국을 소개하는 인터넷 방송을 계획 중이다. 한국 음식, 한국 패션까지 상세하게 유학 생활을 하면서 소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 방송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제 이름이 신바트잖아요.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신밧드’가 낯선 세상을 모험했듯, 전 한국 문화를 탐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탐험으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몽골 방송에 녹여낼 겁니다."

경산=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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