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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넘게 자취 감췄던 왕치산, 이틀 연속 TV 등장해 건재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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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고(故) 야오이린(姚依林) 부총리의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한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CC-TV 캡처]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고(故) 야오이린(姚依林) 부총리의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한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CC-TV 캡처]

 지난 한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건강이상설 등 각종 소문이 무성했던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이틀 연속 중국중앙방송(CC-TV)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왕이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1일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5~6일 중국중앙TV에서 모습 드러내 #지난달 1일 건군 90주년 행사 이후 첫 공개 행보 #그동안 실각설, 건강이상설 등 각종 소문 무성 #"부패 의혹 제기된 王에 시진핑이 신임 표현한 것" #상무위원 유임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

6일 CC-TV는 왕이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고(故) 야오이린(姚依林) 부총리의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야오는 왕의 장인이다.

이날 좌담회는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의 주재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기조연설에 나서고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등 공산당의 주요 인물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에 도피 중인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최근 왕치산과 야오 일가를 향해 부패 의혹을 연이어 제기한 가운데 이번 행사에 왕이 참석한 것은 그를 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 전문 저널리스트 빌 비숍은 "시 주석은 이 행사에 오지 않았지만 측근인 리잔수에게 주재를 맡겼다"며 "시 주석이 궈의 의혹 제기를 물리치고 왕에 대한 신임 의사를 보여주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5일 후난(湖南)성에서 시찰 활동을 갖고 순시공작 좌담회를 주재하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CC-TV 캡처]

5일 후난(湖南)성에서 시찰 활동을 갖고 순시공작 좌담회를 주재하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CC-TV 캡처]

앞서 5일에도 CC-TV는 왕이 지난 3∼5일 후난(湖南)성에서 시찰 활동을 갖고 순시공작 좌담회를 주재하는 모습을 내보냈다. 이 좌담회엔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자오러지도 참석했다.

시 주석의 최측근 실세이자 반부패 사령탑인 왕의 행보는 중국 차기 권력의 향방을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로 여겨져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난 한 달 동안엔 실각설, 건강 이상설 등 갖은 소문이 돌았다.

올해 들어 궈가 왕 일가의 비리 의혹을 집중 폭로해 왕의 실각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일에는 미국에 거주 중인 중국 인권운동가 원윈차오(溫云超)가 트위터를 통해 왕이 간암 말기 상태에서 투병 중이며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달 18일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에서 왕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지, 퇴임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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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 작성된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명부에 왕의 이름이 없다며 퇴임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시 주석은 현재 69세인 왕을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대한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원칙을 깨고 유임시키려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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