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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北, 수소탄 주장 불확실…원자탄과 수소탄 중간단계일 듯”

중앙일보

입력

북한의 수소탄 폭발 시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며 이번 핵무기는 원자탄에서 수소탄으로 가는 중간 단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NYT는 핵무기가 폭발력 등급에 따라 가장 기본적인 내폭(implosion) 원자탄에서부터 증폭(boosted) 원자탄, 다층(layered) 원자탄, 수소탄 등 4가지로 분류된다며 “북한의 핵무기 설계가 현재 2단계에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고 3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군, 800km 탄도미사일 전력화 비행시험 영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9일 국방부가 지난 24일 실시한 '800km 탄도미사일'의 전력화 비행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2017.8.29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2017-08-29 11:55:50/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sr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9/05/20728440-0f23-49ef-97e4-7baefc47b1d5.jpg"/>

군, 800km 탄도미사일 전력화 비행시험 영상 공개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9일 국방부가 지난 24일 실시한 '800km 탄도미사일'의 전력화 비행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2017.8.29 [국방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2017-08-29 11:55:50/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미국과 옛 소련의 초기 핵무기 시험을 기준으로 가장 기본적인 내폭 원자탄의 폭발력(히로시마 투하 원자탄)을 1로 봤을 때 2단계의 폭발력은 그 3배, 3단계는 25배, 4단계 수소탄은 1000배에 이르며 “북한이 이른 시일에 ‘진정한’ 수소탄 개발에 성공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수소탄은 원자탄을 기폭장치로 이용한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1차로 핵분열을 해 고온ㆍ고압의 조건을 만들면 2차로 중수소ㆍ3중수소 등 물질들이 반응하면서 핵융합이 이뤄진다. 원자탄이 핵이 쪼개지는 것이라면 수소탄은 핵들끼리 합쳐진다. 두 개의 핵이 합친 뒤의 무게는 그 이전 개개의 무게 합보다 가벼워진다. 그 차이만큼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게 수소탄의 원리다. 수소탄은 ‘열핵폭탄’ 또는 ‘핵융합 폭탄’이라고도 부른다.

수소탄은 원자탄보다 훨씬 강력하다. 기본적으로 원자탄의 파괴력이 ㏏(킬로톤ㆍ1㏏=TNT 1000t) 단위라면 수소탄은 이보다 더 센 Mt(메가톤ㆍ1Mt=TNT 100만t) 단위다.

노르웨이지진연구소(NORSAR)는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전 세계적인 충격파를 던지긴 했지만, 북한의 주장대로 진짜 수소탄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폭발력이 커지는 만큼 북한의 수소탄 주장의 신뢰도는 올라간다고 말할 수 있으나, 앞으로 수주 사이에 지하 핵시험장에서 새 나오는 방사능 물질과 같은 다른 증거를 입수해야 핵무기 종류를 확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6차 핵 시험의 폭발력이 5차 때의 4~16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핵 시험 폭발력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군사 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DW)도 로버트 켈리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국장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핵 시험으로 인한 지진 규모로 미뤄 폭발력이 50~100kt이거나 이보다 더 클 수 있지만, 이런 정도의 지진은 “핵폭탄의 설계에 관해 아무 것도 증명해주지 못한다”고 전했다.

켈리 전 국장은 “지하 핵 시험에서 100kt 정도의 폭발력은 증폭 원자탄이 아닌 단순 분열탄으로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이번 것이 (폭발력 만으로) 열핵탄(수소탄)이라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시험에 앞서 실물 같은 수소탄 모형 사진을 공개한 뒤 큰 폭발력을 과시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수소탄 설계를 완성한 것처럼 외부 세계가 ‘억측(rampant speculation)’토록 만들 의도였다면 대체로 성공한 셈”이지만 “열핵탄 제조 성공 여부는 지하 시험장에서 나온 방사능 시료 분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때 수소탄을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폭발력(6㏏)이 약했다는 이유에서 수소탄의 전 단계인 증폭 핵분열탄이라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수소탄과 증폭 핵분열탄의 경계는 보통 50kt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6차 핵실험의 위력은 최소 50kt로 나타났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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