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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하려 침임했다 살해' 안성 50대 주부 살인사건 용의자 목 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절도하려고 침입해 살인까지 하게 됐다. 죄책감을 느낀다.'

충남 천안 상가건물서 숨진 채 발견 #'죄책감 느꼈다'는 내용 유서에 나와 #범행당일 수상한 렌터가 마을 배회 #경찰, 렌터가 운전자 추적...용의자 숨져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의 한 농가주택에 침입해 50대 주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은 용의자 A씨(30)가 남긴 유서 내용 중 일부다.  그는 범행 다음 날인 1일 오전 10시 30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내 신축 상가건물 1층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주변에는 메모지 4장 분량의 유서가 나왔다. 경찰은 A씨가 죄책감에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후 6시 20분쯤 양성면 농가주택에서 B씨(57·여)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자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범행현장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영상,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해 B씨 시신이 발견되기 4시간 전쯤 K5 렌터카 한 대가 마을 입구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차량은 두 차례나 마을 주변을 배회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렌터카를 빌린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뒤를 쫓았다.

차량은 양성면 농가주택서 12㎞ 떨어진 평택 시내 한 공동주택 모델하우스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차 안에서는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흉기가 나왔다.  B씨는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이곳에 차를 버린 뒤 택시를 타고 충남 천안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살해된 B씨의 혈흔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B씨 혈흔이 맞을 경우 피의자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B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조용한 시골 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B씨 남편(58)은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출근할 때 인사하고 나왔는데…퇴근하고 돌아오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B씨 부부는 3년전 서울에서 이사 왔다고 한다. 주변에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하지 않는 등 평범하게 살아온 B씨가 범행대상이 돼 조용한 시골 마을은 충격에 빠졌다.

안성=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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