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박성진 뉴라이트 사관, 헌법에 어긋나"…데스노트 또 통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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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진 청와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진 청와대]

정의당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을 비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정의당이 사퇴를 요구했던 문재인 정부 후보자들이 모두 낙마한 것처럼 일명 '데스노트'가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후보자는 지난 2015년 초 작성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건국절에 찬동하며 이승만 독재를 불가피한 것으로 간주했다. 또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 운동을 신분 계층 제도의 타파라고 주장하는 등 케케묵은 뉴라이트 적 사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자의 역사관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도 완전히 어긋난다"며 "개혁을 주도해야 할 자리에 적폐를 가져다 앉히려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또 "박 후보자는 이미 다운계약서 의혹과 자녀 이중국적 의혹이 불거지는 등 인사청문회에서 난항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사청문회에 오를 자격조차 없음이 드러났다"며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벌써 몇 번째 인사 실패인가. 한두 번은 불찰과 실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된다면 무능"이라며 "청와대 인사수석은 거듭되는 인사 실패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30일 경향신문이 공개한 박 후보자가 2015년 학교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자유민주주의 나라 건설에 대한 열망"으로 평가하면서 "김구와 비교(분단 반대와 대한민국 건국)"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 후보자가 '1948년 건국'을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기려야 한다는 보수 일각의 시각과 유사한 것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헌법적 가치와 임시정부 법통 계승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의당이 차관급 이상에서 사퇴요구를 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자진해 사퇴한 바 있다. 반면 정의당이 빠진 채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사퇴를 요구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임명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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