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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백조’에 이어 ‘번개’ 온다…미, 北 도발에 F-35A 조기 배치 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번개’라 불리는 미국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29일 발사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텔스 기능에 시속 2000km, 오키나와 출발해도 40분 만에 서울 도착 # 2020년대 초반까지 한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에 100대 배치 # 미 전문가, “북한에 F-35 대응할 무기 아직 없어”

히더 윌슨 미 공군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F-35A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투입해 교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UPI통신 등 외신은 28일 미국과 한국, 일본이 2020년대 초반까지 한반도 주변에 모두 100대의 F-35A를 배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공군은 지난해 8월 F-35A기에 대해 실전 투입 태세 능력을 갖췄음을 확인하는 과정인 ‘초도작전능력’(IOC)을 선언했지만 아직 태평양 지역에 이 기종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러시아와의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 4월 미 본토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에 F-35A를 순환배치한 적이 있다. 지난 3월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된 해병대용 F-35B 전투기가 한반도에서 실시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케이멥(KMEP)’에 참가하기도 했다. IOC는 군 장비가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실전 배치 전에 반드시 거치는 단계다.

F-35A가 연습용 GBU-32 JDAM(합동정밀직격탄)을 투하하는 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록히드마틴]

F-35A가 연습용 GBU-32 JDAM(합동정밀직격탄)을 투하하는 시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록히드마틴]

우리 국방부도 29일 내년 국방 예산을 공개하면서 F-35A의 도입을 언급했다. 국방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선제공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대응체계인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최우선 재정소요 요인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방위력 개선비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 대비 6.9% 인상된 43조1177억원이다. 특히 KMPR 확보를 위한 주요 플랫폼에 F-35A가 포함됐다.
이 전투기는 최대 속도 마하 1.8(시속 2000㎞)에 최대 항속거리도 2000㎞가 넘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하더라도 40분 만에 서울에 도착할 수 있다. 무기는 정밀 유도폭탄인 GBU-31 JADAM 공대지 2발, 레이더 유도 미사일인 AIM-120C 공대공 2발 등 미사일 4발을 탑재한다. 무장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북한 일대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침투해 원하는 곳을 타격하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북한군도 F-35 침투에 대비해 레이더체계를 외국에서 구매하는 한편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로는 F-35기에 대응할 수 없으며, 지대공미사일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군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괌에서 한반도까지 출격시켜 실전훈련을 하는 등 경고를 보냈다. 이 폭격기는 61t의 폭탄을 싣고 스텔스 기능까지 갖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의 전략 무기 중 하나로 여겨진다. 마하 1.2의 속도로 2시간 만에 괌에서 한반도까지 날아올 수 있다.

최근 한반도에서 수차례 훈련을 한 미 전략폭격기 B-1B.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중앙포토]

최근 한반도에서 수차례 훈련을 한 미 전략폭격기 B-1B.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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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자위대는 올해 초 F-35A를 인도받기 시작한 이래 순차적으로 총 42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이 가운데 완성품인 4대는 이미 항공자위대에 납품됐다. 나머지 38대는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업체들이 엔진 제조와 조립 및 기능검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항공자위대는 우선 시험비행을 마친 두 대를 올 연말까지 아오모리(靑森) 현 미사와(三澤) 기지에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앞서 미군은 지난 1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수직이착륙 가능한 F-35B 16대로 편성된 해병대 제121 전투비행대대를 주둔시켰다.
한국 공군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F-35A 40대를 도입해 실전 배치한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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