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막바지 무더위가 여전한 지난 22일 오후 경북 의성군 컬링센터. 실내온도가 영상7도 까지 내려간 컬링센터에는 컬링 국가대표 남녀팀과 혼성팀 훈련이 한창이다. 간혹 울리는 날카로운 기합 소리와 스톤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만이 차가운 공기를 깨뜨린다. 팀워크가 중요한 컬링은 대표선발전에서 우승한 팀 전원이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한다. 지난 5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경북체육회 소속 출전팀이 컬링 전 종목을 석권해 남자,여자,혼성팀 모두가 평창올림픽에 나선다.
마침 1레인에선 여자대표팀의 친자매인 김영미·경애 선수가 같은 출발선에서 훈련 중이다. 동생이 던진 스톤이 표적으로 향하자 언니인 김영미 선수가 재빠르게 빙판을 닦아낸다. 스톤이 표적(하우스) 중앙에 못 미치자 김경애 선수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스위퍼 역할을 하는 언니에게 연이어 신호를 보냈다. 무엇보다 선수 간에 호흡과 소통이 중요한 컬링에선 친자매,형제 등이 같은 팀에서 운동하는 일이 흔하다. 우연히도 전원 김 씨 성으로 이뤄진 여자대표팀은 외국에 나가면 팀 킴(Team kim)으로 불린다. 선수뿐 아니라 여자대표팀 감독도 김민정 전 국가대표다.
원래 컬링은 스코틀랜드에서 16세기 전부터 시작된 스포츠로 영연방 국가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현재 전 종목 세계랭킹 1위인 캐나다에서는 컬링이 아이스하키와 더불어 국민적 스포츠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컬링은 지난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에선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출전한 컬링 여자대표팀이 선전을 펼치며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컬링경기 세종목이 치러지는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남녀팀 각 5명의 선수와 혼성팀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남녀경기에는 4명의 선수가 참가해 주장 1명, 투구자 1명 , 스위퍼 2명이 총 10엔드(10회전)의 경기를 치른다. 각 엔드마다 선수들이 8개의 스톤을 던져 점수를 합해 승부를 겨룬다. 스코어는 스톤이 하우스라고 불리는 표적의 중앙에 가까울수록 높은 득점을 기록해 해당 엔드에서 승리를 거둔다. 경기시간은 평균 2시간 반 가량이 시간이 소요된다. 혼성경기는 8엔드 동안 2명의 남녀선수가 각 엔드마다 5개의 스톤을 던진다.
170여일 남은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컬링팀은 사상 처음 첫 메달획득에 도전한다. 지난 2월 열린 일본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선 여자팀이 은메달을 획득했고, 혼성팀 이기정·장혜지 선수는 지난 4월 세계선수권에서 6위에 오르며 상승페이스를 밟고 있다.
의성컬링센터에는 '혼을 담아 마음을 쏜다‘라는 표어가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후 붙어있다. 남자대표팀 장반석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 모두가 선발전 후 평창올림픽을 향해 혼과 마음을 담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가대표 컬링선수단 모두의 마음을 담았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팀 킴(여자대표팀)과 남자대표팀·혼성팀이 '혼을 담아 마음으로 쏜' 스톤으로 첫 메달 획득을 기대한다.
사진·글 = 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