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벨기에서 시작한 살충제 달걀 소식에 손 놓고 있던 관계 당국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살충제 계란의 유해성도 갈수록 아리송할 뿐입니다.
식약처 당국은 지난 21일 살충제 의심 계란을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도 학교 단골 급식메뉴에도 달걀이 제외된 지 오래됐습니다.
주부들도 달걀을 식탁에 올리기를 꺼릴 지경입니다.
일부 농장주들은 살충제 성분이 왜 나왔는지도 모른다며 억울해합니다.
애꿎은 달걀들은 가차 없이 폐기 처리될 뿐이고…
너나 할 것 없이 '계란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국민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고민이 깊습니다.
해답은 없는 것일까요?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한발 비껴간 곳이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전수조사 결과 제주도 양계농장에서는 한 곳도 '살충제 계란'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양계 환경 개선의 좋은 사례로 알려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동 목장을 23일 오전 찾았습니다.
이곳 '제동 토종닭'들은 친환경 사육 밀도 기준에 맞춰진 방사 환경에서 키워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방사장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모래로 '흙 목욕'을 합니다.
진드기나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 따로 살충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친환경에서 재배된 파프리카를 간식을 먹으며 스스로 면역력을 키워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16절지 보다도 더 좁은 밀집형 사육환경에서 자라는 닭들과 달리 이 곳에서 자라는 닭들은 마치 독수리처럼 날아다닙니다. 본성이 살아난 '닭수리'입니다.
닭들은 깨끗한 톱밥으로 채워진 산란상에서 편안하게 알을 낳습니다.
안전한 먹거리는 안전한 환경에서 나옵니다. 자연 친화적 환경에서 자란 닭들은 건강한 알을 사람에게 제공합니다.
동물 복지는 근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