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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라는 건 그런 거다" 친일파 후손이 던진 한 마디

중앙일보

입력

[사진 SBS 방송 캡처]

[사진 SBS 방송 캡처]

"세상이란 건 그런 거예요. 언제든지 공평하지 않은 게 인생이라고요"

지난 19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광복절 주간을 맞아 친일파 청산 관련 과거를 재조명했다. '도둑골의 붉은 유령-여양리 뼈무덤의 비밀'이라는 부제로 한 여인의 살인 사건 이후 163명의 백골이 발견된 사건을 추적해 나갔다. 백골과 관련된 한 마을 주민은 "'보도연맹 가입해라'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가입한 사람은 다 따라가서 죽은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보도연맹은 이승만 정부가 1949년 좌익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만든 조직이다. 사상과 무관한 국민이 비료와 식량을 나눠준다는 말에 무심코 가입했다. 그러나 한국 전쟁에서 승기를 잃자 보도연맹원들은 좌익에 협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살되기 시작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보도연맹의 원형이 친일파와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친일파들이 독립운동가의 사상을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조직이 '보국연맹'인데, 해방 후 친일 검사와 경찰들이 이를 본뜬 '보도연맹'을 창설한 것이다. 친일파는 자신들의 치부를 덮고 권력과 부를 유지하기 위해 독립운동가들을 '빨갱이'로 치부하며 살해했다. 이와 함께 먹을 것을 준다기에 보도연맹에 가입한 무고한 국민도 함께 학살됐다.

[사진 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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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무고하게 살해된 피해자 유족과 보도연맹을 이끌었던 인물들의 가족을 인터뷰한 내용을 동시에 다뤘다. 유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했고, 보도연맹을 이끌었던 자들의 후손들은 과거를 덮자고 말했다. 한 '보도연맹' 학살 피해자 아들은 "우리 빨갱이 자손으로 보니까 그렇잖아요. 우리 아버지 빨갱이 아니라고 그렇다고 길에 나가서 고함지르고 다닐 수도 없잖아요"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보도연맹' 위원의 아들은 "가령 '독립운동 하는 사람들은 왜 가난하게 살고 친일했던 사람은 잘살고 그러냐' (이 말들에 대해) 그것도 한 세대만 따지는 거죠. 그게 두 세대 세 세대 그렇게 넘어간 후에는 잊어버리고 생각하는데 더 나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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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들은 또 아버지가 친일인명사전에 올라있다는 말에 "있을 것이라 짐작했었다"면서 "그런 거지 같은 책은 안보기로 했다. 친일인명사전 만든 사람들도 정신 나갔다. 100년전 이야기를 들춰 뭘하겠다는거냐. 과거는 잊어야 한다. 지나간 일에서 뭘 배우겠냐"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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