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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서 수영선수가 1분 동안 출발하지 않은 이유

중앙일보

입력

한 국제 수영 대회에서 경기 중 출발신호에도 부동의 자세로 서 있는 선수의 영상이 화제다.

출발신호에 따라 다른 선수들은 일제히 물속에 뛰어들었지만, 이 선수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숙연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자리를 지켰다. 1분 1초를 다투는 경기에서 이 선수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뒤늦게 출발했다. 관객들은 꼴찌를 한 이 선수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20일(현지시간)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마스터스 챔피언십' 남자 200m 평영 경기에서 페르난도 알바레스(스페인)는 최근 스페인에서 벌어진 연쇄 테러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1분 묵념을 하고 뒤늦게 출발했다.

경기에 앞서 알바레스는 국제수영연맹(FINA)에 테러 사상자를 위해 이 같은 묵념을 제안했으나 연맹 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에 알바레스는 '나 홀로 묵념'을 결심했다.

결국 꼴찌를 한 알바레스는 이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수영연맹의 답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아 혼자 묵념을 했다. 후회는 없다"며 "(추모하는 일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테러는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글로벌 문제"라며 "더욱이 바르셀로나엔 친척도 살고 있어 이번에 일어난 테러가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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