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경남 창원시) 상황실. 모니터에 남해고속도로 창원1터널 안에서 차선을 변경한 자동차의 번호판과 차선변경 시간 등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터널 양방향에 각각 한 대씩 설치된 지능형 폐쇄형 회로(CC) TV 가 터널 안에서 차선을 변경한 차량을 감지하는 것이다. 창원1터널에선 차선 위반이 매달 2000건가량 적발되고 있다. 위반 차량에는 범칙금 3만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기존의 CCTV는 한 개 차로의 차량번호만 인식했다. 그런데 지능형 CCTV는 두 개 차로의 차량번호를 동시에 인식해 차선 변경 사실을 즉시 감지할 수 있다. 지능형 CCTV의 시야에 포함되지 않은 공간도 잡아낸다. 차량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의 차선을 비교해 차선 변경 사실을 적발한다. 창원1터널에선 지능형 CCTV를 활용해 지난 1월부터 차량 위반을 적발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 창원1터널서 월 2000건 적발 #'2개 차로 동시 인식' 첨단 지능형 CCTV 활용 #지난해 5명 사망 사고 발생 뒤 올 들어 가동 #11월 상주터널, 내년 마성·양지터널에도 설치 #도로공사, 전국 주요 터널로 확대하기로 #터널 내 차선변경 적발시 3만원 벌금에 벌점 10점 #사고시 치사율 5%로 일반도로 2%보다 훨씬 높아 #터널 내 차선 변경시 화재 등 2차 사고 위험 커
이처럼 터널 내 차선위반을 실시간으로 적발하는 지능형 CCTV가 전국 고속도로 터널로 확대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11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 내년 상반기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과 양지터널에도 지능형 CCTV를 가동하고 순차적으로 다른 지역에도 설치를 늘리기로 했다.
특히 마성터널과 양지터널에서는 지능형 CCTV 설치에 앞서 이달 초부터 도로공사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터널 내 차선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있다. 터널 안에 설치된 일반 CCTV를 보다가 터널 내 운행 차량이 차선을 변경할 경우 변경 당시 화면을 캡처해 이를 경찰에 고발하는 방식이다. 도로공사는 마성터널·양지터널 내 차선 위반 행위를 17일부터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홍보팀 한정민 차장은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시범 운영하면서 차량 통행량이 많은 마성터널과 양지터널의 터널 내 차선 위반도 함께 단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가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는 것은 터널 내 차선 변경이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일반도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2.0%인데 반해 터널 내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5.0%에 이른다. 또 터널 내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2013년 539건에서 2015년 638건으로 증가했다.
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터널 내 교통사고를 주간과 야간으로 비교해 보면 교통사고는 통행량이 많은 주간(1156건)에 야간(560건)보다 2배가량으로 많다. 하지만 치사율은 야간(6.1%)이 주간(3.5%)의 약 1.7배로 높게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 유수재 연구원은 “터널 안 교통사고는 80% 이상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그중 차선 변경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터널 안은 일반도로보다 공기 저항이 높기 때문에 차로 변경시 차량이 평소보다 좌우로 더 많이 움직이게 된다. 일반도로보다 사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고 공간이 좁아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5월 창원1터널에서는 차로 변경으로 인한 9중 추돌사고로 4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