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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반대 단체간 갈등이 원인?…주축 맡던 성주투쟁위 해체 선언

중앙일보

입력

국방부와 환경부가 12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국방부와 환경부가 12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6개 단체 가운데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가 최근 해체를 선언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임원들도 지난 11일 탈퇴했다. 성주투쟁위의 해체는 주민총회를 통해 공식 결정될 예정이지만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했다.

사드 반대 '6주체' 중 성주투쟁위 해체 뜻 밝혀 #주민총회 거쳐 최종 결정되나 사실상 활동 끝 #하지만 사드 반대 활동 계속…19일 대규모집회 #환경평가 현장확인 마친 정부는 사드 배치 속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6개 단체는 이른바 '6주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성주투쟁위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 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다.

이들은 매일 오후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등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중요 결정 사항이 있을 때는 6개 단체가 뜻을 모아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오가는 차량을 검문하거나 보수단체 행진을 저지하는 문제 등으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와 환경부가 12일 오전 경북 성주골프장에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시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일방적 미군 사과에 대한 주민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성주투쟁위원회는 참석하지 않았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국방부와 환경부가 12일 오전 경북 성주골프장에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을 시작했다. 같은 시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일방적 미군 사과에 대한 주민 입장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성주투쟁위원회는 참석하지 않았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성주투쟁위는 지난해 9월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성주읍 성산포대에서 '제3의 부지'인 초전면 소성리 성주 골프장으로 변경한 이후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한 사드 배치 반대 단체다.

탈퇴를 선언한 성주투쟁위 김충환 상임위원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6주체 회의는 주체가 아니라 회의체다. 그러나 지금은 투쟁지도부가 됐다.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초전면 주민들과 소성리 할머니들은 들러리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설치된 사드 조형물. 성주=김정석기자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설치된 사드 조형물. 성주=김정석기자

성주투쟁위가 6주체에서 빠지는 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은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했다. 지난 12일 국방부·환경부가 성주 사드 기지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확인 작업을 하는 데 대한 비판 보도자료가 나왔을 당시에도 성주투쟁위 이름은 빠져 있었다.

사드 배치 반대 운동에 앞장서 왔던 성주투쟁위가 사실상 해체됐지만 나머지 단체들은 계속해서 반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사드저지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성주투쟁위가 해체의 뜻을 밝힌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주민총회를 통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 사드 반대 운동도 그대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389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지난 5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389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성주=김정석기자

오는 19일 오전에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제4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이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평화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사드 반대 집회를 진행한다.

한편 정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확인을 통해 전자파와 소음이 기준치보다 훨씬 적게 나온 만큼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 시일 내 오수 시설과 유류 저장시설에 대한 현장점검을 마칠 예정이다. 오는 17일에는 지역 공개 토론회도 열 방침이다.

지난 1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내 전자파와 소음 현장확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지난 1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내 전자파와 소음 현장확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군]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용역업체를 선정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한 뒤 지난달 24일 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환경부는 이를 검토하고 있다.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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