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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수요 폭증’ 카카오뱅크 출범 2주만에 5000억원 유상증자 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카카오뱅크가 출범 2주 만에 5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폭증하는 대출 수요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어 카카오뱅크 5000억원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카카오와 KB국민은행이 10% 지분을 갖고 있고 SGI서울보증ㆍ우정사업본부ㆍ넷마블 등도 4%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출범 13일 만에 200만 가입자 유치 카카오뱅크 #대출 수요 따라 급증하며 내년 초 예상했던 유상증자 일정 앞당겨 #5000억원 '실탄' 확보했지만 상담 불통, 조회 불통 문제 해결 급선무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사진 카카오뱅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ㆍ한국투자신탁운용ㆍ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을 거느린 금융지주사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 분리’ 규정에서 자유롭다. 금융사가 아닌 일반 기업(산업자본)이라면 은행 지분을 최대 10%(의결권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해당하지 않는다. 최대주주인 KT가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며 은산 분리 적용을 받는 케이뱅크와는 상황이 다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 40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당겼다. 유상증자 규모도 1000억원 늘렸다. 대출 증가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어서다.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출범 5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출범 13일 만인 지난 8일엔 200만 명도 돌파했다. 8일 기준 예금은 9960억원, 대출액은 77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이달 22일 새로 발행되는 1억 주를 현재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 대해 그가 가진 주식 수에 따라서 배정한다”고 공고를 냈다. 공시에 따르면 청약은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다.

카카오뱅크의 조기 증자는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원이다. 결손금ㆍ공제항목과 초기 투자비까지 따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은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은행 건전성 의무 기준인 BIS 자기자본비율(바젤Ⅰ) 8%를 적용하면 2조5000억원까지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가입자 수, 대출 수요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카카오뱅크 실행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뱅크 실행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 실탄을 확보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많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정식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했다”며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 플랫폼과 시너지를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또한 단순 예대 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에 따른 수익)이 아닌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고객 상담 폭주로 인한 상담, 신용대출 한도 조회 ‘불통’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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