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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맞은 채 의붓아버지에게 성폭력 당한 10대 딸·친구가 '불안'에 떠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의붓아버지가 10대 딸과 딸의 친구에게 성분을 알 수 없는 주사를 놓고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의붓아버지는 행방을 감췄고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피해 학생들에게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수사 3개월째 종적 오리무중…피해자들 "2차 피해와 보복 걱정"

10일 경찰에 따르면 여고생 A양은 중학생이던 2015년 말 의붓아버지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올해 5월 조사에서 털어놨다.

A양은 의붓아버지가 '마사지를 받으러 가자'고 해 따라나섰다가 인근 모텔에서 성추행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에도 의붓아버지가 자신을 모텔로 유인, 다이어트에 좋은 약이라며 주사를 놓고 몹쓸 짓을 했다고 털어놨다. A양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저항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양은 올해 학교 친구에게 또 다른 피해 사실을 듣게 됐다. 친구 B양이 2015년 초 A양의 집에 놀러 갔다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A 양 의붓아버지 말에 속아 주사를 맞고 모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다른 여고생 2명은 A양의 의붓아버지에게서 "내 첫사랑이랑 닮았다" "애인으로 지내자"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받기도 했다. 피해 학생들은 올해 5월 학교 교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교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A양 의붓아버지의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의붓아버지를 쫓고 있다.

A 양은 "경찰에 신고한 지 3개월 가까이 돼가는데 의붓아버지의 행방조차 찾지 못해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렵다"고 불안에 떠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이 A양 학교를 찾아와 피해 학생들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범죄 피해 사실 일부가 학교에 알려져 A양 등이 정신적 피해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범죄 같은 민감한 사건을 수사할 때 외부로 피해 사실이 알려지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경찰이 신중하게 수사했어야 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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