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용 헬기가 한 대도 뜨지 못한 채 지상에 묶여 있는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7일 CBS TV 시사 교양 프로그램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는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교실 외상 외과 이국종 교수가 출연해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국종 교수는 '아덴만의 여명' 작전의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던 교수다. 이 자리에서 이교 수는 "최초로 공개한다"며 세월호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우리 팀이 출동을 준비한 뒤 헬기를 타고 날아갔다. 어디로 가는 것 같으냐"고 방청객에게 물었다. 당시 이 교수는 헬기를 타고 세월호 참사 현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나는 사실 이해가 안 가는 게 하나 있다. 그때 11시 반에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배가 가라앉는 장면을 내 눈으로 아무 조치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며 당시 참담했던 심경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직접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틀어주며 "나만 비행하고 있다. 다른 대한민국 국보급 헬기들은 다 앉아있다. 우리는 왜 급유를 받으러 산림청까지 가야 했을까"고 말했다.
이어 "구조 구급은 고사하고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기름 넣을 데가 없었다. 목포에 비행장이 많은데 왜 기름을 넣을 수 없었을까. 왜 한국은 기름 넣을 데가 없을까"라며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게 우리가 자랑하는 시스템이다"라며 이 교수는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왜 사고 당시에는 헬기를 앉아 있게 했으면서 나중에는 헬기를 띄워 소방관을 순직시켰느냐"며 시스템의 문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그래도 하는 데까지 해봐야 한다. 나는 좋은 동료와 함께 이렇게 일해서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여현구 인턴기자 yeo.hyun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