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칼럼] 일자리를 더 늘리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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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입사원 면접 때 나는 주로 가정환경에 대해 물어본다. 대개 아버지의 나이는 50대 전후반이고, 반 이상이 정년 퇴직 후 소일하고 있다는 경우가 많다. 내 또래의 아버지가 더 이상 자기 자식을 경제적으로 부양할 수 없다는 점과 지원자는 1천여명인데 30명 정도 뽑아야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나는 암담해지고 만다.

응시자들은 꼭 취직해서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과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취직자리는 적고, 계속해 시험을 보러 다녀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목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해야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요즈음 생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돈 걱정, 사원 걱정, 건강 걱정, 정말 힘든 일이 너무나 많다. 사업한다고 어디 존경이나 받는 일인가. 그러나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누가 젊은이에게 일을 가르치고 세상을 헤쳐나갈 경험과 경제력을 줄 것인가. 우리 사회가 경영인들에게 마음의 배려를 해줘야 한다. 경영인을 가진자, 부자라는 기준으로만 보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또 정치인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소득 올리기에 전념해야 한다. 표만 생각하거나 기득권층의 이익만 대변하지 말고, 세계 속의 우리나라 위상을 냉철하게 살펴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를 했으면 한다.

특히 사회 곳곳에서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크게 소리치는 광경이 계속되면 젊은이들이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 붉은 띠가 바로 내 자식의 일자리를 줄이는 행동을 상징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이렇게 주장하고 있지만 남이 볼 때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 회사 직원과 주변에서 인정해줘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부끄럽다. 그러나 나부터 최선을 다해 떳떳하게 경영을 하겠다고 다짐해본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 제약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