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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수백억’ 진실 공방…국세청도 “개인정보라 확인불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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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김상동 경북대 총장을 만나 향후 5년간 13억 5천만원을 기탁하기로 한 박철상씨[사진 경북대 홈페이지]

지난 2일 김상동 경북대 총장을 만나 향후 5년간 13억 5천만원을 기탁하기로 한 박철상씨[사진 경북대 홈페이지]

모교인 경북대에 지난 2일 13억5000만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은 주식투자가 박철상(33·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에 대한 재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북대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씨가 2일 김상동 경북대 총장을 방문해 복현장학금으로 향후 5년간 13억5000만원을 기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2월 경북대에 복현장학기금을 설립한 박씨가 매년 9000만원씩 5년간 4억5000만원을 전달하기로 약정했고, 지금까지 전달한 장학금은 6억7400만원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약정으로 매년 90명씩 1인당 장학금을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린다는 내용이다.

[사진 신준경 페이스북]

[사진 신준경 페이스북]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개인 주식 투자자 신준경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실제로 400억의 자산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그 증거를 제시하라. 님(박씨)의 말이 맞는다면 님이 원하는 단체에 현금 1억을 약정 없이 일시불로 기부하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씨는 지난 4일과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엊그제부터 저에게 수익계좌를 보여 달라고 아이처럼 떼를 쓰는 분이 계신데 황당하기 그지 없다. 수익계좌를 보여준다는 것은 영리활동을 위한 사전포석과 같은 행위인데 앞뒤 논리 자체가 모순된다는 것을 모르시는 건지 참으로 답답하다. 검증은 이미 국가에서 몇해 전 해줬다. 국세청에서 ‘아름다운 납세자상’과 행정자치부에서 ‘국민포장’ 수상을 제의했는데 당시 세금을 비롯한 저에 대한 모든 신원조회와 지원사업과 기부 활동에 대한 공적 심사를 마쳤다. 수상을 정중히 고사하긴 했으나 그토록 원하시는 검증을 충분히 가졌으니 (신씨) 일상에 집중하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본지와 통화에서 “개인 정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 박철상 페이스북]

[사진 박철상 페이스북]

 박씨의 해명에도 논란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8일 오전 0시 한 온라인 주식 투자 카페에는 아이디 ‘남산주성’을 쓰는 네티즌은 “박씨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몇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며 “박씨가 ‘주식 투자를 번 돈은 수억에 불과하다’ ‘현재 24억을 기부한 것은 맞지만 10억은 자신의 기부 철학에 동참한 몇몇 분들이 보내주신 돈을 자기 이름으로 기부한 것이다’ ‘현재 투자자금은 5억원 정도이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남산주성’의 글이 나오자 회원들은 “박씨가 한 얘기는 거짓이 70% 이상”, “검증을 하는 것이 동종업계의 의무”라는 반응 등을 보이고 있다.

2015년 4월 3일 게재된 영남일보의 박철상씨 인터뷰 기사[사진 영남일보 홈페이지]

2015년 4월 3일 게재된 영남일보의 박철상씨 인터뷰 기사[사진 영남일보 홈페이지]

 박씨는 지난 2015년부터 영남일보·매일신문 등 대구 지역 매체에 ‘중학교 3학년 때 주식을 처음 접한 뒤 서른의 나이에 수백억원대 자산가가 돼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고 소개됐다. 박씨는 이날 신준경씨와 만난 (대화) 내용을 오전 10시에 공개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상태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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