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더위'에 노숙인 구호 ...서울시 특별대책반이 바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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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일대에서 17년간 노숙을 한 문모(56)씨는 수년째 간경화로 고생 중이다. 지자체의 도움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상태가 잠시 호전됐지만 끝내 술을 끊지 못해 최근에는 황달 증세까지 나타났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자 문씨의 상태는 더 악화됐다. 문씨의 건강 상태가 조금 호전된 것은 지난 7월부터다. 그는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노숙인 여름철 특별대책반의 도움으로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하며 다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폭염특별대책반’ ,노숙인 밀집지 순찰 #의료 지원과 포도당 제공 등 2만 건 실시 #무더위쉼터 이용 전년 대비 250건 증가

서울시가 ‘노숙인 여름철 특별보호대책’을 시작한 이후 지난 두 달 동안 약 2만 건의 구호 조치가 이뤄졌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 폭염 특별대책반이 노숙인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 폭염 특별대책반이 노숙인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폭염에 취약한 노숙인들이 여름을 무사히 날 수 있도록 6~9월을 노숙인 여름철 특별보호대책기간으로, 7~8월을 중점관리기간으로 정하고 54명의 자치구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특별대책반을 꾸렸다.

지난 두 달 동안 대책반이 실시한 구호 조치 약 2만 건은 구호물품 지원(10071건), 거리 순찰 및 건강 상담(6637건), 이동식 목욕 서비스 이용 안내(1200건), 병원 연계·임시 주거 지원 등 취약계층 관리(65건)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무더위 쉼터의 일 평균 이용자수는 957명에서 1204명으로 늘었다. 샤워실 이용자, 시설 입소자, 의료 서비스 이용자도 일 평균 각 100명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 폭염 특별대책반이 노숙인을 휠체어에 옮기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 폭염 특별대책반이 노숙인을 휠체어에 옮기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노숙인 특별보호대책 기간인 9월까지 거리순찰 및 상담, 무더위 쉼터 및 샤워실 이용, 이동식 목욕 서비스, 건 강 취약자 특별 관리, 식중독 예방 교육, 24시간 위기 대응콜 등 6개 분야의 폭염 대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대책반은 노숙인 밀집 지역을 순찰하며 아리수·식염 포도당·모기약 등 구호물품을 지원한다. 서울시내 노숙인 시설 16개소는 무더위쉼터로 운영되고 쉼터 운영 시간도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된다. 윤순용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9월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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