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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재용 부회장 결심…박영수 특검 직접 구형에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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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한 재판이 7일 마무리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ㆍ현직 임원 5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 2월 28일 특검팀이 이들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지 160일 만이다.

공판 총 52차례, 160일 만에 마무리 #이달 하순에 선고 예상, 중계 여부 관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번 재판은 지난 3월 9일 공판 준비기일을 시작한 뒤 4월 7일부터 정식 시작이 열렸다. 매주 2~3차례씩 기일이 열렸고 수차례 자정을 넘겨 진행되기도 했다. 총 52차례의 재판이 열렸고 59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마지막 증인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세 차례 소환됐고 두 차례는 특검팀이 강제 구인을 시도했지만 끝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박영수 특검이 직접 구형 예정…구형·변론 각각 30분

이날 결심 공판에는 박영수 특검이 출석해 이 부회장 등의 혐의를 설명하고 재판부에 형량을 제시할 예정이다. 박 특검은 지난 4월 7일 첫 공판과 지난달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증인신문 등 중요한 공판에 직접 출석했다. 그동안 50여차례 재판과정에서 주로 특검보와 특검팀 파견검사가 증거조사 등을 맡아왔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마지막 공판인만큼 특검이 직접 나와 최종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의 구형 이후에는 피고인 측 변호인들의 최후 변론 후 피고인들이 직접 최후 진술을 한다. 구형과 최후 변론은 각각 30분으로 잡혀 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모녀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게 중형을 구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과 세 차례 독대하며 경영권 승계 등 삼성 현안을 직접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과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을 약속하는 등 최종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열린 공방 기일에서도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지배력을 최대화하고 사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개입하는 등 각종 편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맞서 이 부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최종 변론을 준비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세 차례 독대 어느 때에도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를 언급하거나 이 부회장이 삼성 현안을 직접적으로 청탁한 증거가 없다”며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모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지원을 결정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달 말 선고 예정, ‘생중계’ 여부도 관심

선고 기일이 보통 결심 공판 2∼3주 뒤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선고는 이달 하순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의 1심 구속 만기일은 이달 27일이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대법원이 최근 도입한 ‘선고 생중계’의 첫 사례가 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최근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했다. 1·2심 재판에서 재판부가 허락할 경우 재판 개시 전에 촬영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던 규칙을 판결 선고시에도 가능하게 했다.

대법원은 선고 중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피고인의 모습을 촬영하지 않고 재판부만 촬영할 수 있게 하는 등 시간과 방법, 촬영 조건에 제한을 둘 수 있게 했다.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사건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할 경우 결심 공판에서 자세한 절차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결심 공판 하루 전인 6일 일부 시민들은 방청권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 현관 앞에 줄을 섰다. 이 부회장의 결심 공판이 진행되는 311호 중법정은 32명의 방청객이 들어갈 수 있다. 시민들은 선착순으로 결정되는 방청 기회를 잡기 위해 기다리면서 가방이나 짐을 이용해 자리를 잡아두기도 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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