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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자주 거르는 학생, 이유 따로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선영 기자] 고등학생 김모(18)양은 고등학교 진학 후 아침을 대부분 거르고 있다. 늦잠을 자는 일이 많아 허겁지겁 학교 가기 바빴던 탓이다. 아침을 챙겨먹는 날엔 속이 더부룩하고 수업시간에 자꾸 조는 것 같아 꺼렸다. 게다가 아이돌 가수처럼 날씬해지고 싶은 마음에 거르기도 한다. 그러나 살이 빠지기는커녕 예전보다 몸이 무겁고 머리도 자주 아프곤 한다.

사례자처럼 아침식사를 거르는 비율은 학년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자료(2016)에 따르면 초등학생 4%, 중학생 13%, 고등학생 17%가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가장 큰 이유는 소화불량이다.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을 때가 많다. 한방에서는 이를 식적(食積)으로 본다. 식적은 실제 음식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소화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과 유사하다. 식적일 때는 검사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치료로 접근한다.

끼니 대충 때우고 야식 먹는 식습관, 식적 유발

중·고등학생에게 식적이 많은 이유는 불규칙한 식습관 때문이다. 학업에 쫓기다보니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밤 늦게 야식을 먹는 일이 잦다. 그러면 속이 불편해져 다음날도 끼니를 간단히 때우는 식생활이 반복된다.

과도한 다이어트도 문제다. 한창 외모에 민감할 때라 아이돌 스타의 식단이나 간헐적 다이어트 방법을 따라하면 상대적으로 거르기 쉬운 아침을 안 먹게 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건강증진클리닉 박영재 교수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체중이 느는 경우가 많다”며 “식적으로 음식의 기운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개인마다 다른 식적의 원인을 찾기 위해 진찰과 한방생기능 검사를 적극 활용한다. 진찰 방법에는 내부 장기의 상태를 파악하는 복진과 혀의 태가 두꺼워지거나 색이 노랗게 변한 정도를 보는 설진이 있다.

식적으로 활력 떨어졌다면 장기 치료 필요

환자의 식습관도 면밀히 살핀다. 한방생기능 검사로는 맥진(디지털 센서를 활용한 맥 파악), 설진(혀의 모양과 색 정밀 평가), 수양명(자율신경계 기능 평가), 양도락(인체 기혈 12경락 기능 평가), 전산화팔강(신체 부위 전기적 활성도 측정) 등이 시행된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맞춤치료 계획을 세운다. 우선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한약 및 침 치료를 시행하며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한다. 소화불량은 한 달 정도면 완화되지만 오래된 식적으로 몸의 활력까지 떨어졌다면 약 3개월 정도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끝나면 호전 정도를 체크한다. 학생은 신체 변화가 활발할 때라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 박영재 교수는 “식적을 방치해 만성화하면 치료가 어려울 수 있어 원인을 조기에 찾아 치료를 적시에 시행해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해야 학습능력 향상과 체중 감량의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다”며 “아침 식사를 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Tip. 식적 예방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킨다.
-과식을 피하고 식사량을 유지한다.
-기름진 음식과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 식품, 커피 섭취를 자제한다.
-식이섬유가 함유된 식품(해조류·현미·강낭콩·시금치)을 섭취하고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유지한다.
-따뜻한 물을 자주 천천히 마신다.
-설태가 지나치게 두껍거나 노랗게 변하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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